그랜저 하이브리드 연비·파워·정숙성 다 잡았다

입력 2017-06-09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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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 그랜저 하이브리드는 연비 극대화를 위한 다양한 최신기술을 적용해 준대형급 최고인 복합연비 16.2km/L를 달성했다. 또한 각종 선호사양 기본적용 범위를 확대하고 ‘현대 스마트 센스’를 전 트림에서 선택할 수 있도록 해 고객 만족도를 높였다. 그랜저 하이브리드 실내 인테리어(가운데)- 그랜저 하이브리드 전용 계기판(맨 아래). 사진제공|현대자동차

■ ‘국산 하이브리드의 끝판왕’ 그랜저 하이브리드 시승기

공인 연비 16.2km/L 경차급 경제성
8.6% 출력 개선…최고 159마력 갖춰
능동부밍제어 등 신기술로 소음 차단

그랜저 하이브리드가 준대형 하이브리드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5월에만 1845대가 판매되며 전년 동기 대비 194.7%나 늘었다. 하이브리드차에 대한 막연한 선입견이 줄어들고 있다는 의미다. 6개월 연속 1만대 이상이 판매되며 준대형차 시장에서 굳건한 1위를 지키고 있는 그랜저(가솔린·디젤 모델)의 매력에 경차급의 연비와 하이브리드차 특유의 정숙성까지 더해졌으니, 인기가 없는 것이 도리어 이상할 정도다. 그랜저 하이브리드를 시승해봤다.


● 그랜저하이브리드, 준대형 고급차 연비가 16.2km/L

그랜저 하이브리드의 공인 연비는 16.2km/L다. 경차인 신형 모닝(15.4km/L)보다 뛰어나다. 고급 준대형차가 이 정도 연비라면 데일리카로 타고 다녀도 부담이 없다.

국도에서 고속도로로 이어지는 약 20km 구간에서 연비 운전을 해 본 결과 계기판에 표시되는 연비는 17.2km/L를 기록했다. 이후 약 20km 구간에서는 도로 흐름에 따라 충분한 가속과 감속을 이어가며 연비를 의식하지 않는 펀드라이빙을 했다. 연비는 13.5km/L가 나왔다. 충분히 만족스러운 연비다. 연비를 의식하지 않고, 하이브리드가 처음인 운전자가 마음껏 차를 몰아도 12∼14km/L는 충분히 나올 것으로 보인다. 하이브리드 차는 전기 모드를 얼마나 잘 활용하느냐에 따라 연비를 극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 운전 습관이 그만큼 중요하다.

때문에 하이브리드 차량을 운전할 때는 계기판에 표시되는 ‘에너지 흐름도’를 보며 운전하는 것이 연비 향상에 큰 도움이 된다. 주행 중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거나 브레이크를 밟을 때는 회생제동을 통해 전기 배터리가 충전되고, 반대로 가속 페달을 밟으면 배터리에서 엔진으로 에너지가 이동하는 그래픽을 확인할 수 있다.

이 에너지 흐름도를 보면서 탄력 주행과 예측 운전을 하면 자연스럽게 연비 운전 습관이 몸에 익는다. 장시간 주행할수록 연비를 늘려가는 재미가 쏠쏠하다.

신형 그랜저하이브리드에는 하이브리드 차량 운전이 처음인 운전자들을 위한 ‘에코 코스팅’ 기능도 갖춰져 있다. 하이브리드 전용 LCD 슈퍼비전 클러스터 계기판을 통해 감속 상황이 예측되는 시점에 가속 페달 해제 시점을 미리 알려줘 자연스럽게 연비 운전을 하도록 해준다.


● 시동을 걸 때, 저속에서, 고속 구간에서도 탁월한 정숙성

하이브리드차를 타는 또 하나의 즐거움은 바로 높은 정숙성에 있다. 일단 시동을 걸어도 일반적인 가솔린이나 디젤 차량과 달리 엔진 소음이 없다. 엔진이 작동하지 않고 전기 배터리를 사용한 전기 모드만 ‘ON’ 되기 때문이다. 그 상태에서 가속 페달을 살짝 밟아 출발해도 일정 속도까지는 전기 모드로만 차가 움직이기 때문에 어떤 소음도 들리지 않는다.

전기모드에서 가솔린 모드로 넘어가는 순간도 부드럽게 연결되며 이질감이 없다. 이전 모델보다도 한층 더 발전한 모습이다.

전기모드가 끝나고 가솔린 엔진이 사용되는 저속구간에서도 그랜저 특유의 정숙성은 빛을 발한다. 주행시 사용 빈도가 높은 엔진 저회전 구간에서 발생하는 엔진의 소음·진동을 ‘모터의 역방향’ 토크를 통해 상쇄하는 ‘능동부밍제어’ 기술을 적용했기 때문이다. 또한 도어 3중 실링, 전면 윈드실드 및 앞좌석 도어 글라스에 차음 필름이 내장된 이중접합 차음 유리 적용 등을 통해 고속 주행시의 풍절음과 고주파 소음을 효과적으로 차단했다. 실제 주행해보면 각종 로드 노이즈와 풍절음이 잘 억제되어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고속 주행시의 엔진 소음도 만족스러운 수준이다.


● 단단한 주행감성과 넘치는 파워

하이브리드차는 연비 향상만을 위해 만들어져 파워는 부족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을 하는 이들도 있지만 오해일 뿐이다. 신형 그랜저 하이브리드에는 최고출력 159마력(ps), 최대토크 21.0kgf·m의 출력을 발휘하는 세타II 2.4 MPI 하이브리드 전용 엔진이 장착되어 있는데 기존 모델 대비 8.6% 출력이 개선됐다. 실제로 중속 구간에서 추월 가속을 해보면 이전 모델보다 훨씬 수월하게 가속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하이브리드 6단 변속기에 특화되어 적용된 ‘래퍼드 다이나믹 킥다운’ 기술도 만족스럽다. 운전자가 부드럽게 가속페달을 밟을 때와 세게 밟아 급가속을 할 때의 변속 타이밍이 달라 원하는 만큼의 가속 성능을 얻을 수 있다. EV 모드에서의 초기 가속 능력도 충분히 빨라 답답함은 느껴지지 않는다.


● ‘현대 스마트 센스’ 등 첨단 신기술 대거 적용

신형 그랜저 하이브리드는 자동 긴급제동 시스템(AEB·보행자 인지 기능 포함), 주행 조향보조 시스템(LKAS), 후측방 충돌 회피 지원 시스템(ABSD), 부주의 운전경보 시스템(DAA), 어드밴스드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ASCC), 어라운드 뷰 모니터(AVM) 등이 포함된 지능형 안전 기술 패키지인 ‘현대 스마트 센스’를 전 트림에서 선택할 수 있다. 사용해보지 않았을 때는 그런 기능 필요 없다 싶을 수 있지만, 일단 사용해 보면 없어서는 안 될 기능들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차를 소유하는 동안 이 첨단 기능들을 통해 크고 작은 사고를 한 번이라도 막을 수 있다면 옵션가격이 아깝지 않을 것이다. 신형 그랜저 하이브리드의 판매 가격은 3540만∼3970만원(개별소비세 및 교육세 감면 후 기준)이다.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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