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용이 센터백?…수비라인 실험할 때인가

입력 2017-06-09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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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국가대표팀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8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UAE) 라스알카이마에서 벌어진 이라크와의 친선경기에서 전술변화를 시도했다. 그러나 이번에도 불안한 경기력만 노출했다. 스포츠동아DB

■ 슈틸리케의 위험한 선택

이라크와의 평가전 의미없는 전술로 비겨
중원사령관 기성용 내려 답답한 공격전개
상승세 손흥민 존재감까지 약하게 만들어


반드시 승점 3점을 챙겨야 할 결전을 앞둔 평가전이라 나아진 모습을 기대했지만, 이해할 수 없는 용병술과 전술실험으로 또 한 번 고개를 갸우뚱하게 했다.

울리 슈틸리케(63·독일) 감독이 이끄는 축구국가대표팀은 8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UAE) 라스알카이마에서 열린 이라크와의 친선경기에서 0-0으로 비겼다. 2018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에서 4승1무2패, 승점 13으로 조 2위에 올라있는 한국은 14일 오전 4시 도하에서 카타르와 원정 8차전을 치른다. 선두 이란(5승2무·승점 17)에는 승점 4점을 뒤져있고, 3위 우즈베키스탄(4승3패·승점 12)에는 바짝 쫓기고 있어 카타르전 승리가 절실하다. 그러나 이라크를 상대로 또다시 희망 대신 불안감만 가중시키고 말았다.

축구대표팀 기성용. 스포츠동아DB



● 쓰리백 중심에 선 기성용, 명백한 실패가 된 전술실험

평소 4-2-3-1 포메이션을 주로 활용하던 슈틸리케 감독은 이라크전에서 기성용(스완지 시티)을 센터백으로 기용하고, 중국파인 장현수(광저우 푸리)와 홍정호(장쑤 쑤닝)를 좌우에 배치하는 쓰리백 카드를 꺼내들었다. 그러나 평소 수비형 미드필더를 맡아 팀의 공수를 조율하던 기성용이 밑으로 내려가면서 공격이 원활치 않았다. 전반 30분이 넘어서야 첫 슈팅이 나올 정도로 답답했다.

실전에서 쓰리백을 써야 하는 상황을 염두에 둔 듯하지만, 전력이 떨어지는 이라크를 상대로, 더욱이 승점 3점이 필요한 카타르전을 앞두고 수비실험을 했다는 것은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다. 슈틸리케 감독은 후반 들어 4-2-3-1 포메이션으로 바꾸고, 기성용을 위로 올렸지만 한 번 막힌 공격 흐름은 개선되지 않았다. 점유율은 높았지만 결정력은 떨어지는 ‘비효율적 축구’가 되풀이됐다. 이날 단 1개의 유효슈팅도 기록하지 못했다는 것은 충격에 가깝다.

축구대표팀 이청용-박주호(오른쪽). 스포츠동아DB



● 둔한 움직임 보인 이청용-박주호

슈틸리케 감독은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을 중앙 공격수, 손흥민(토트넘)과 이청용(크리스털 팰리스)을 좌우 윙어로 선발출장시켰다. 지동원은 상대 진영에서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부진했다. 이청용과 함께 소속팀에서 제대로 출장 기회를 잡지 못했던 박주호(도르트문트)도 스타팅 멤버로 나섰다. 그러나 이청용과 박주호 모두 오랜 실전공백 탓인지 날카로운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체력적으로도 완전치 않아 카타르전에서 활용하기에는 부족해 보였다.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내는 등 소속팀에선 펄펄 날면서도 대표팀에만 오면 존재감이 약해지고 있는 손흥민은 이번에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오히려 손흥민 대신 후반 투입된 황희찬(잘츠부르크)이 스피드를 활용한 돌파로 눈길을 끌었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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