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원 리포트] ‘50년의 아픔’ 씻어낸 잉글랜드 청춘들

입력 2017-06-13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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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수원 월드컵경기장에서 ‘2017 FIFA U-20 월드컵’ 잉글랜드와 베네수엘라의 결승전 경기가 열렸다. 베네수엘라에 1-0으로 승리하며 우승을 차지한 뒤 잉글랜드가 우승 트로피를 들고 환호하고 있다. 수원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U-20 우승 후 영국 언론·팬들 달라진 시선
윌리엄 왕자 “잉글랜드축구 미래 기대된다”


“더 이상 ‘50년의 아픔’이란 노래를 부르지 않아도 된다.” 잉글랜드 20세 이하(U-20) 대표팀 폴 심슨 감독이 11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막을 내린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코리아 2017’에서 우승한 뒤 밝힌 소감이다.

잉글랜드축구는 1966년 자국에서 개최된 성인월드컵 우승 이후 FIFA 주관의 어떤 대회에서도 결승에 오른 적이 없었다. 그러던 차에 심슨 감독이 이끈 이번 U-20 대표팀이 우승까지 차지하자, 다소 무관심했던 영국 언론과 팬들의 시선은 확 달라졌다.

잉글랜드는 이번 U-20 월드컵 결승에서 베네수엘라를 1-0으로 꺾고 우승했다. 도미니크 솔랑케(리버풀)는 이번 대회에서 4골을 터트리며 최우수선수(MVP)에게 주어지는 골든볼까지 차지했다. 결승전 직후 심슨 감독은 1966년 이후 우승트로피가 없다는 이유로 그동안 잉글랜드 팬들이 불러온 노래 ‘50년의 아픔’에 대해 “이제 팬들이 더 이상 그 노래를 안 불러도 돼서 기뻐할 듯하다”는 뼈 있는 한마디를 남겼다.

스포츠동아DB


잉글랜드축구협회장인 윌리엄 왕자는 결승전을 앞둔 대표팀에 편지를 보내 “선수단과 팀 스태프 모두에게 결승 진출을 축하해주고 싶다. 당신들은 엄청난 경험을 해왔고, 나와 이 나라가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격려했다. 결승전 후에도 “U-20 월드컵 우승을 축하한다. 잉글랜드축구의 미래에 대한 기대가 높다”는 메시지를 왕실 SNS 계정에 올렸다.

잉글랜드축구의 아이콘으로 통했던 데이비드 베컴 역시 경기 전부터 “오늘 U-20 대표팀에게 응원을 보낸다. 지금까지도 좋은 결과다. 열정과 투혼을 갖고 싸우고, 서로를 위해, 그리고 삼사자(잉글랜드대표팀의 상징)를 위해 뛰어라”라고 당부했다.

2018러시아월드컵 유럽 예선 등으로 프랑스에서 훈련 중인 A대표팀도 큰 관심을 보였다. 훈련을 마친 뒤 탈의실에서 노트북 한 대를 놓고 감독, 선수들, 관계자들이 모여 경기를 보며 환호하는 모습이 공개됐다. 가레스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멀리서 모두가 응원했고, 최고의 대회였다. ‘정말 최고’라고, ‘잘했다’고밖에 할 말이 없다. 엄청난 결과이고, 선수들 가족과 나라 전체가 자랑스러워하는 마음이 크다. 이 순간을 즐겨라”라는 영상 메시지를 남겼다. 잉글랜드를 대표하는 현역 선수인 해리 케인(토트넘), 웨인 루니(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비롯해 레전드 게리 리네커, 마이클 오언, 앨런 시어러 등도 축하인사를 쏟아냈다.

런던 | 허유미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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