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익이 발굴한 최희서, 스타탄생 예감

입력 2017-06-15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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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최희서가 영화 ‘박열’을 통해 새로운 여배우의 탄생을 점치게 하고 있다. 뛰어난 연기력과 캐릭터 해석, 능숙한 일본어 실력을 통해서다. 사진제공|박열문화전문유한회사

영화 ‘박열’ 히로인…진취적 여성캐릭터로 관객 압도
이준익 감독 “연기·자세·시나리오 분석능력 등 탁월”

작년엔 박찬욱 감독이 발굴한 김태리가 있었다면, 올해는 이준익 감독이 찾아낸 최희서(30)가 있다. 28일 개봉하는 영화 ‘박열’의 주연 최희서는 탁월한 연기력과 캐릭터 해석, 완벽한 일본어까지 어느 것 하나 빠지지 않는 실력으로 스타 배우의 탄생을 예고한다.

‘박열’은 최희서의 첫 주연작이다. 2009년 ‘킹콩을 들다’로 데뷔해 8년여 동안 영화 조단역과 연극무대에서 활동하며 경험을 쌓았지만 이름을 알리지 못한 그는 지난해 이준익 감독의 ‘동주’에 짧게 출연해 존재감을 알린 데 이어 이번엔 주연으로 도약했다.

‘박열’은 1920년대 도쿄에서 무정부주의단체 불령사를 결성해 일본 황태자 암살을 계획한 박열과 그의 일본인 연인이자 동지인 후미코의 실화를 그린다. 최희서는 박열 역의 이제훈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것은 물론 때때로 극을 압도한다. 극중 일본인이지만 제국주의에 반대해 기꺼이 목숨을 내놓는 모습은 근래 한국영화에서 볼 수 없었던, 진취적 여성 캐릭터로서 짜릿한 카타르시스도 선사한다.

최희서는 ‘박쥐’의 김태리처럼 대학 입학 뒤 연극 동아리에서 배우의 꿈을 키우기 시작했다. 연세대 영문과를 졸업한 그는 재학 시절 연극무대를 경험했고, 미국 캘리포니아 버클리대학에서 다시 공연예술학을 전공했다. 당시 한국인 학생으로는 처음으로 버클리 공연예술 공로상도 받았다. 일어, 영어에 이탈리아어까지 구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랑이 이긴다’ 등 저예산영화의 단역과 ‘데스데모나는 오지 않아’ 등 연극에서 활동한 그는 ‘동주’ 출연 직후 ‘박열’의 기획에서부터 참여했다. 유년기를 일본에서 보낸 경험이 있는 그는 일제강점기 자료 고증 과정에 힘을 보탰고, 극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일본어 대사를 감수하기도 했다.

최희서는 “일본 자료 조사를 돕고 감독님과 많은 대화를 나누면서 자연스럽게 후미코 역을 맡았다”고 했지만 이준익 감독의 설명은 조금 다르다. 이 감독은 “완벽한 일본어, 연기 기량, 영화에 임하는 자세, 시나리오 분석 능력까지 모든 게 탁월했다”며 “최희서는 그 시대 여성이 가진 근대성을 완벽히 표현했다”고 신뢰를 드러냈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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