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인터뷰] 박선호 “길었던 120부작? 모든 게 기회…무조건 달려야죠”

입력 2017-06-14 15:4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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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인터뷰] 박선호 “길었던 120부작? 모든 게 기회…무조건 달려야죠”



SBS 아침 일일드라마 ‘아임쏘리 강남구’가 14.5%(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이라는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종영했다. 첫 방송 이후부터 꾸준한 시청률 상승곡선을 타던 ‘아임쏘리 강남구’는 그렇게 유종의 미를 거뒀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강남구 역할, 이번 드라마로 첫 타이틀롤을 맡았던 배우 박선호의 활약이 있었다.

“처음부터 시청률도 순조롭게 출발했고, 서서히 올라가서 더 힘을 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촬영이 지속될수록 격한 신들이 많아졌어요. 중반부부터는 사건들이 얽히면서 소리를 지르거나 감정을 표출하는 부분도 많았고요. 그러나보니 감정적으로나 체력적으로 고조가 됐을 무렵인데, 많은 분들이 응원해주시는 게 보였어요. 그게 정말 많은 힘이 됐죠.”

MBC 드라마 ‘다시 시작해’가 지난해 11월 종영한 이후 ‘아임쏘리 강남구’는 12월부터 첫방송 됐다. 한 달여의 시간밖에 남아있지 않는 상황에서 쉼 없이 바로 다음 작품을 선택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을 터.

“우선 지금은 작품을 하고 싶은걸 선택해서 하는 게 아니고, 신인이니까 선택을 받아야하는 입장이라고 생각해요. 기회가 주어져야 할 수 있는 시기인데, ‘아임쏘리 강남구’는 감사하게 기회가 온 거죠. 그런 경험이 처음이기도 하고 쉬면서 하는 것보다는 할 수 있으면 웬만큼 다 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해서 텀이 일주일 밖에 없었지만 결정하게 됐어요. 쉬지 않고 일하는 게 제 생각엔 복이 많은 것 같아요(웃음).”

하지만 120부작이라는 긴 드라마의 호흡을 맞춰가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을 것이다. 게다가 자신에 의해 크게 좌지우지 될 수 있는 위치에 있다 보니 그 압박은 더욱 컸을 것. 긴 시간 드라마를 이끌어간 그가 힘들진 않았을까.

“(드라마의) 길이가 길다보니 당연히 힘들기도 하고 지치고 그랬죠. 근데 그 안에서 배우는 게 있었고, 그런 것들이 시간이 지나니까 저에게 도움이 됐다는 걸 알았어요. 그 당시엔 힘들어서 죽을 것 같고 그래도 살짝 생각을 바꿔서 이겨내기도 하고요. 그래서 제가 일 년에 두 작품을 하면서 정말 많은걸 배웠고, 경험했으면서 성장했다고 생각해요.”



연달아 두 작품을 마치고 이제야 휴식을 가지게 된 박선호, 그에게 지금 바로 작품이 들어와도 연이어 할 수 있냐고 물었다.

“(웃음) 할 것 같아요. 집에서 쉬는 것보다 언제 작품을 들어갈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운이 좋게 작품을 만나야하니까요. 저는 연기를 할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진다면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지금은 쉬고 싶은 마음이 없거든요.”

공백기에 대한 불안함 때문일까. 데뷔 이후 긴 공백기간이 없었기에 이런 답변이 더욱 의외로 다가왔다. 뿐만 아니라 이번에도 연이어 작품을 하면서 피로함을 느꼈을 법도 한데, 당장 작품이 들어와도 하겠다는 의지가 그가 공백기간에 대한 불안감을 느끼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하게 만들었다.

“오디션을 다녀도 계속 떨어지고 그게 반복되니까 작품 하나 얻는 게 하늘의 별따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연이어 작품을 한 것도 이번에 처음이었고요. ‘막돼먹은 영애씨’도 정말 많은 사랑을 주신 프로그램이었고, 그래서 금방 오디션을 보면 찾아주시지 않을까 했었어요. 근데 그 작품이 끝나고 6개월을 쉬게 됐죠. 그 시간은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길 수 있는 시간이었어요. 근데 제가 신인배우이다보니 그 시간을 최대한 단축시키기 위해서 중간에 연습을 했죠.”



‘아임쏘리 강남구’는 박선호의 이미지를 깬 캐릭터였다. 바르고 착할 것 같아 보이는 외모이지만 ‘아임쏘리 강남구’에서는 그 이미지를 벗어던지고 새로운 이미지의 옷을 입게 된 것이다. 자신의 고정된 이미지를 탈피하고 싶다는 생각 때문이었을까.

“욕심이었던 것 같아요. 바르고 싶다, 착해지고 싶어서 착하게 살아야지 마음을 먹고 사는 사람인 것 같고요. 속 안에서는 말도 막 던지고 유머러스하고 풀어져있고 건들 건들해보이는 친구들이 부러워 보이는 것도 있어요. 제가 가지고 있지 않은 부분들이니까요. 그래서 그런 부분들을 연기할 때 표출할 수 있는 건 너무나 재미있을 것 같고 호기심도 생기도 도전해보고 싶더라고요. 일상생활에서는 안 되니까요.”

이미지 변신을 시도하면서 더불어 어머니의 사랑도 듬뿍 받게 됐다. 아침 일일드라마 특성상 시청층이 고정돼있기 때문에 이번 드라마를 통해 다양한 연령대에게 사랑받을 수 있게 된 것.

“확실히 (반응이) 달라요. 그 전에 했던 드라마들은 10대 혹은 20대들이 봤다면 이번에는 아주머님들이나 할머님들이 많이 봐주셨던 시간대였죠. 그러다보니 길을 걷다가도, 식당을 가도 할머니들께서 손주 보듯 등을 토닥거려 주시기도 하고요(웃음).”

첫 타이틀롤, 120부 일일드라마를 완벽하게 해낸 그가 앞으로 보여줄 성장세가 기대된다. 아직 데뷔한 지 얼마 안 된 신인배우라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는 박선호의 2017년 하반기 목표는 무엇일까.

“그냥 혼자 우스갯소리로 하는 말인데, ‘올해의 신인상이 나의 목표다’라고 생각해요. 이걸 2014년부터 생각했는데 매번 못 받았거든요(웃음). 근데 그래서 주눅이 드는 건 아니에요. 오히려 긍정의 힘이죠. 올해는 못 받았으니 내년에 받기 위해 더 열심히 하자는 생각으로요. 상을 주실 때까지는 올해의 신인상이 목표예요.”

동아닷컴 최윤나 기자 yyynn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동아닷컴 방지영 기자 dorur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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