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예현은 그런 국민 프로듀서의 사랑을 ‘태어나 처음 맛 본 초콜릿’으로 표현했다. 달콤하고, 신기하고, 더 달라고 떼쓰고 싶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러면서 갑자기 “내가 한 말이지만 정말 잘 한 것 같다”고 뿌듯해하며 자신을 토닥였다. ‘프로듀스101 시즌2’에서 보여준 엉뚱한 매력이 인터뷰에서도 속속 드러났다.
71등에서 시작한 김예현은 ‘국민 프로듀서’의 사랑을 먹으며 최종 32등로 탈락했다. “1차 발표식에서만 생존하면 다행”이라고 생각했던 열아홉 소년은 3차 발표식까지 생존했다. 금일(16일) 방송되는 최종 데뷔조 평가의 문턱에서 아쉽게 방출됐지만, 김예현은 “‘프로듀스101 시즌2’를 통해 배운 게 더 많다”며 프로그램에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성악가 어머니의 영향으로 자연스럽게 어릴 때부터 바이올린 피아노 드럼 등을 배우며 음악과 함께 살아왔다는 김예현. 그는 반짝이는 눈빛으로 “평생 음악을 하고 싶다. 음악은 내 인생”이라면서 확고한 뜻을 밝혔다. 물론 그렇게 말하고 나서도 “으. 오그라드네요”라고 몸서리치긴 했지만.
Q. 다음 무대는 포지션 평가 ‘너였다면’이었어요. 눈은 왜 계속 감은 거죠.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A. 시선 처리 때문에요. 렌즈를 못 맞춰서 앞에 있는 것을 잘 못 볼 때였어요. 제 시선이 흔들리면 보는 분도 집중을 못 할 것 같아서 차라리 눈을 감는 게 나을 것 같았어요. 저에게 집중했죠. 좀 덜 세게 감을 걸 그랬나봐요.
Q. 콘셉트 평가곡 ‘아노유노’에서 첫 파트를 맡았어요. 첫 파트는 메인 보컬, 킬링 파트 만큼 중요한데 부담감은 없었나요.
A. 그전에는 메인 보컬이었기 때문에 오히려 첫 파트가 부담감이 덜 했어요. 사실 무대에서 많이 떠는 편은 아니에요. ‘망해도 좋으니까 즐기자’는 마인드죠. 춤은 오래 연습해서 의식하지 않고도 출 수 있었어요.
Q. ‘아노유노’ 팀의 2배속 댄스는 정말 완벽하더라고요.
A. 어떻게 했는지도 모르겠어요. 2배속 댄스도 촬영한다는 것을 현장에서 알았어요. 뛰는 안무가 있는데 그 부분이 제일 힘들었어요. ‘아노유노’는 제일 후회 없었던 무대예요. 아픈 곳도 없었고 살도 제일 많이 빠졌을 때죠. 제일 붓기가 없었던 날 녹화했어요. 하하.
Q. 그런데 3차 순위 발표식에서 ‘아노유노’ 팀은 전원 탈락했어요. 예현 군도 포함해서요.
A. 최종 등수에 (권)현빈이 형 빼고 우리 팀이 차례대로 다 붙어있어서 신기했어요. ‘떨어질 때도 붙어 있구나, 한날 한시에 같이 가는구나’ 싶었죠. 연습할 때도 우리는 떨어질 게 뻔히 보였어요. 혹시나 붙어도 (권)현빈이 형만 붙지 않을까 생각했죠. 떨어질 것을 예상하니까 힘들었어요. 그래도 ‘마지막 무대니까 열심히 하자’고 서로 다독였죠. 우리끼리 더 챙겨주면서 돈독해졌죠.
Q. 순서대로 71등 93등 34등 40등 55등 33등 32등를 기록했어요. 출연 전 본인의 예상 순위는 몇 등이었나요.
A. 6-70등을 예상했어요. 잘하는 형들이 워낙 많아서 1차 방출 때 탈락할거라고 생각했죠. 떨어질 줄 알았는데 아니어서 ‘이게 웬 걸’ 싶었죠. 93등에서 34등으로 올랐을 때는 정말 많이 놀랐어요. 신기했죠. 기대도 안 하고 있었거든요. ‘저를 이 정도로 알아봐주시는구나’ 싶어서 감사했죠.
Q. 3차 순위 발표식까지 갈 줄 본인도 몰랐군요.
A. 정말 몰랐어요. 실력이나 외모나 특출 나게 잘난 게 없는데도 이렇게까지 올라올 수 있었다는 게 너무 놀라웠어요.
‘프로듀스101 시즌2’에 나오길 정말 잘한 것 같아요. 객관적으로 저를 성찰할 수 있는 기회였어요. 좋은 형들과 팬들을 만난 것도 좋았고요. 실제로 실력이 많이 늘기도 했어요. 무대를 준비하고 경험하면서 많이 늘었죠. 무대에 4번이나 섰잖아요.
Q. 김예현에게 ‘국민 프로듀서’란?
A. 어릴 적 처음 먹었던 초콜릿 같아요. 달콤하고, 더 달라고 떼쓰게 되는. 신기하면서도 처음 겪어보는 그런 존재요. 아, 그리고 이제는 저도 ‘국민 프로듀서’ 랍니다.
Q. 오늘 최종 데뷔조 평가만 남았어요. 반드시 데뷔할 것 같은 연습생이 있나요?
A. 뭐니 뭐니 해도 (박)지훈이 아닐까요. 학교 옆반 친구예요. (박)지훈이는 2반 저는 1반이죠. 실제로 친해요. 아마 (박)지훈이는 제가 프로그램에 나올지 몰랐을 거예요. 반 친구들에게도 안 알렸거든요. 저는 (박)지훈이가 나올 거라고 예상하고 있었어요. (기획사별 평가 및 첫 만남 때) 반가웠어요. 마루기획 친구들도 다 아는 형들이고요.
Q. 학교에도 알리지 않았군요. 뒤늦게 알게 된 친구들의 반응은 어땠나요.
A. 친구들이 입시 준비를 시작할 때인데 분위기를 흐리고 싶지 않았어요. 예고라서 다같이 가는 분위기가 중요하거든요. ‘나야나’ 선공개 이틀 전엔가 알렸는데 친구들이 ‘너는 왜 말도 안하고 나가냐’ ‘알려줬으면 우리가 홍보라도 해주지’ 하더라고요.
Q. 시즌1 출연자이자 아이오아이 멤버 김도연 양과 같은 반이라고 들었어요. 특별히 조언을 받거나 따로 이야기한 적 있나요.
A. 만날 기회가 많지는 않았어요. 어느날 (김)도연이가 “많이 힘들지?”라고 하는데 더 말하지 않아도 제 마음을 다 아는 듯한 느낌이었어요. ‘댄싱킹’ 무대 때 도연이가 사회를 봤잖아요. 서로 보고 놀랐죠. (김)도연이는 ‘너 여기 나왔어?’, 저는 ‘너 오늘 사회야?’라고 눈빛과 손짓으로 주고받았죠.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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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동아닷컴 방지영 기자 dorur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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