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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인 김영임이 남편인 코미디언 이상해의 목숨을 살린 사연을 전한다.
17일 방송되는 MBN <동치미>는 ‘잘 해줘 봤자 소용없다’는 주제로 국악인 김영임, 방송인 안젤라박, 신부 홍창진 등이 출연해 잘해주고도 상처받지 않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 나눠본다.
이날 김영임은 “결혼한 지 40년이 됐지만 남편의 고집만은 변하지 않는 것 같다. 남자들은 왜 이렇게 고집이 센지 모르겠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녀는 “나이가 들수록 병원과 가까이 지내야 한다는데, 남편은 건강에 자신만만해 하면서 병원 가기를 꺼려한다. 쓸데없는 고집 같아 보여서 몰래 건강검진을 예약한 적이 있다. 그때도 남편은 아프지도 않은데 병원을 왜 가야 하냐고 다짜고짜 소리를 질렀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어 “우여곡절 끝에 받은 건강검진에서 남편이 위암판정을 받았다. 다행히 의사 선생님은 암이 오래되지 않아 수술하면 괜찮을 시기라고 하셨다”며 “그때가 연말이었는데 콘서트도 있고, 며칠 후엔 남편 생일이었다. 그래서 생일은 즐기고 나서 말하기로 하고 생일 파티를 하고 돌아오는 길에 남편에게 위암 사실을 밝혔다”고 전했다.
김영임은 “남편이 깜짝 놀라면서도 ‘나는 괜찮아. 당신 건강만 좋으면 됐어. 나는 괜찮아’라고 나를 안심시켰다. 그러고는 새벽에 자기 발로 병원에 찾아가 당장 수술해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늘 건강에 자신만만하던 남편의 수술 후 안쓰러운 마음이 컸다는 그녀는 “남편의 발을 따뜻한 물로 씻겨주고, 매일 도시락도 챙겨주면서 여러 가지로 신경을 썼다. 그런데 남편은 의사선생님에게 언제부터 술을 먹어도 되는지부터 묻더라. 그때 정말 잘 해줘 봤자 소용없다고 느꼈다”고 말해 모두를 폭소케 했다.
한편, “모든 남자들이 그런 건 아닌데, 남자들은 왜 애정표현을 잘 못할까요?”라는 질문을 던진 김영임은 “남편 이상해 씨가 시댁 식구들 앞에서는 ‘내가 아내 때문에 살았다’고 칭찬을 했다는데, 나한테는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 직접 나에게 해줬으면 좋겠다. 그래도 80대에는 지금까지 하지 못한 애정표현을 해주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혼자만의 장기프로젝트를 공개해 모두에게 웃음을 안겼다. 방송은 17일 토요일 밤 11시.
동아닷컴 고영준 기자 hotbas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