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이슈]‘권지용’은 어떤 의미로든 ‘대단한 앨범’이다

입력 2017-06-21 11:5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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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YG엔터테인먼트

이미 여러차례 언급된 이슈이긴 하지만, 지드래곤의 새 미니앨범 '권지용'이 USB 형식으로 발매된 것을 두고 여전히 여러가지 의견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일단 '권지용' 논란에 대해 한 가지 분명히 해둘 것은, 이번 논란의 본질에 USB는 아무 관계가 없다는 것이다.

'권지용'을 음반으로 인정해야할지 그렇지 않은지가 논란이 되고 있는 이유는 이전까지는 '음반'이 '음이 유형물에 고정돼 있는 형태'로 정의됐기 때문이다.

즉, 음반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어떤 형태로든 유형의 물체 안에 음악이 수록돼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 '권지용' 이전에도 김장훈과 GOT7 등의 가수들이 USB형태로 앨범을 발매한 적이 있지만 당시에는 지금과 같은 논란이 발생하지 않았다. 해당 앨범들은 USB 내에 음악이 이미 수록된 형태로 발매가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권지용'의 경우 USB내에 음악 파일이 수록된 게 아니라 특정 URL을 통해 서버에 접속을 하고, 여기서 음원과 각종 이미지를 다운로드 받는 형태로 구성이 돼 지금과 같은 혼란을 일으켰다.

USB라는 유형물이 있다곤 하지만, 그 내용은 사실상 다운로드 콘텐츠이기에 기존 방식대로는 '권지용'을 '음반'인지 '디지털 콘텐츠'인지를 명확하게 구분할 수 없기때문이다.

다시 말해, '권지용'이 USB가 아닌 다른 저장매체를 통해서 발매를 했다고 하더라도 지금과 똑같은 방식을 취했다면 마찬가지의 논란이 발생했을 것이다.

사진=YG엔터테인먼트


그렇다면 '권지용'에서 주목해야할 것은 USB라는 형태가 아니라, '음반'에 대한 정의다.

사실 전통적인 관점에서 보면 '권지용'은 음반이 아닌 디지털 콘텐츠가 맞다. 가온차트가 "YG와 지드래곤의 의견을 존중한다"면서도 결국 '권지용'을 음반으로 인정하지 않은 이유다.

결국 지금 당장은 모두에게 '음반'으로 인정받지 못했지만, 어찌됐든 '권지용'은 새 시대에 맞는 음반의 정의라는 화두를 던져 놓은 셈이다.

'권지용'을 둘러싼 논란의 본질은 '디지털 콘텐츠'가 이를 담을 수 있는 저장매체와 함께 주어질 경우 오프라인 음반으로까지 확장될 수 있느냐에 대한 대답을 구하는 것이다.

그리고 아직까지는 모두에게 '그렇다'라는 대답을 받지는 못했다. 그러나 '권지용'은 디지털 시대에 적절한 화두를 던졌고, 관심을 끌어모았으며, 분위기를 만드는데에 성공했다.

음악적 완성도나 호불호는 차치하더라도 '권지용'이 '어떤 의미로든 대단한 앨범'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동아닷컴 최현정 기자 gagnr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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