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가 최근 3경기 내리 패전투수가 됐다. 다행스러운 점은 갈수록 내용이 좋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부상자가 속출하는 두산은 니퍼트의 활약에 운명을 걸어야한다. 스포츠동아DB
● 12경기 방어율 2.35→3경기 방어율 9.00
니퍼트는 KBO리그 역대 최고 외국인투수답게 올 시즌 성적이 빼어났다. 부진하기 이전 12경기에서 7승3패, 방어율 2.35를 기록했다. WHIP는 1.16으로 최상위권이었고, 피안타율도 0.228로 압도적 구위를 자랑했다. 크게 무너진 경기가 4월7일 4.2이닝 6실점(5자책점)한 잠실 넥센전 밖에는 없을 정도로 완벽한 모습을 자랑했다. 그러나 최근 3경기에서는 다른 선수가 돼있었다. 6월 14일 잠실 LG전에서 6이닝 4실점으로 흔들리더니, 21일 광주 KIA전에서는 헥터 노에시와 맞대결에서 3이닝 9실점으로 무너지고 말았다. 27일 잠실 SK전에서는 8이닝을 버텼지만 5실점(4자책점)하면서 패전을 떠안았다.
두산 니퍼트. 스포츠동아DB
● 니퍼트의 갑작스러운 부진, 그 원인은?
에이스를 낸 경기를 지게 되면 팀의 상처는 2배가 된다. 그동안 1선발다운 모습을 보였던 니퍼트이기에 상흔이 깊다. 그러나 한용덕 투수코치는 고개를 저었다. 한 코치는 “27일 경기에서 니퍼트의 컨디션은 매우 좋았다”며 “최정에게 던진 공 하나만 실투였을 정도로 좋았는데 결과가 좋지 못했을 뿐이다”고 우려를 일축했다.
물론 앞선 몇 경기에서는 정상 컨디션이 아니라는 데는 동의했다. 한 코치는 “솔직히 시즌 돌입하기 전부터 걱정했던 부분이었다. 니퍼트는 KBO리그에 와서 많은 공을 던졌기 때문에 그 피로도를 무시할 수 없다”며 “시즌을 치르면서 쉬어가는 시간을 가졌어야했는데 선발진이 제대로 운용되지 못하다보니 스스로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으려고 하다가 조금은 지친 상황이 아닌가 싶다”고 분석했다. 한 코치는 심리적인 부분도 간과할 수 없다고 했다. 그는 “니퍼트는 매우 책임감이 강한 투수다. 최근에는 2명의 주축선수(민병헌, 양의지)가 빠져나가면서 팀 상황이 좋지 않아지니까 더 잘 하려고 신중을 기하다가 오히려 역효과가 난 게 아닌가 싶다”며 “에이스로서 팀을 이끌어야겠다는 압박감도 심했다고 본다. 고무적인 부분은 27일 경기에서 공이 시즌 중 가장 좋았다는 점이다. 앞으로도 더 나아질 수 있다고 본다”고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잠실 |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