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스크린①] “이거 실화냐?”…기막힌 타이밍 ‘더 킹’·‘노무현입니다’

입력 2017-06-30 06: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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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유독 개봉 시점으로 어쩔 수 없이 해명을 해야 했던 작품이 많았다. 하필이면 또 정치와 맞물려 있었다. 지난해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사태로 인해 정치권·검찰·경영권 등 권력층의 비리가 드러났다. 이에 관련 영화를 만들던 제작자들은 당황을 금치 못했다. 몇 년 전부터 준비했던 작품이 겨우 개봉시기를 잡고 관객들에게 소개가 되던 찰나에 이런 일이 터져버렸으니 말이다. 이에 제작보고회 당시 감독들은 개봉 시기 관련해 마이크를 들어야했던 우스운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다. 정말 ‘기막힌’ 타이밍이다.

● 타이밍이 기가 막히네…현실 풍자 제대로 ‘더 킹’·‘특별시민’

비리 검찰의 이야기를 담은 ‘더 킹’과 선거 시스템과 정치인의 이중성을 그린 영화 ‘특별시민’은 절묘한 시기에 개봉을 맞이했다. 1980년대부터 최근까지의 실제 한국 정치사를 바탕으로 그린 영화 ‘더 킹’은 실존인물을 바탕으로 그린 것이 아니냐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언론시사회 당시 정우성은 특정인물을 설정한 채 연기를 한 것은 아니라고 답했다.

또한 ‘더 킹’ 개봉 시기 전후로 검찰출신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국회 인사청문회로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바 있어 작품이 더 화제가 되기도 했다. 무엇보다 ‘더 킹’은 권력층의 부조리함과 더불어 자신들의 목표를 위해서는 어리석고 잔인한 일까지 서슴지 않고 하는 모습을 보이며 권력풍자 블랙코미디로 관객들에게 다가갔다.

‘특별시민’ 역시 마찬가지다. 국정농단과 박근혜 전 대통령의 파면으로 올해 말에 치러져야 했던 제19대 대통령 선거가 5월로 앞당겨졌고 이달 개봉 시기를 확정했던 ‘특별시민’은 웃지 못 할 상황이 펼쳐지기도 했다. 이 영화에서 최민식은 겉으로는 뼛속같이 헌신적인 사람인 척 하지만 선거에 이기기 위해서 어떠한 일도 마다하지 않은 정치인의 모습을 연기하며 이중적인 인격 연기를 펼쳤다.

● ‘대통령’ 노무현, 또 다른 열정의 노무현…진심이 통했다

올해 초에는 예상치 못한 국정농단사태로 인해 개봉 시점이 매우 묘했던 ‘더 킹’이 있었다면 수개월 앞당겨진 19대 대통령 선거로 인해 주목을 받은 작품은 다큐멘터리 ‘노무현입니다’였다.

영화 ‘노무현입니다’는 국회의원, 시장선거에서 번번이 낙선했던 후보 노무현이 2002년 대한민국 정당 최초로 치러진 새천년민주당 국민경선에서 지지율 2%로 시작해 대선후보 1위의 자리까지 오르는 드라마틱한 과정을 생생하게 되짚는 작품이다.

19대 대통령이자 전 참여정부 비서실장이었던 문재인 대통령, 유시민 작가, 노무현 캠프의 참모였던 안희정 충남지사를 비롯해 노무현의 지인들, ‘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에서 활동했던 시민들 등 총 39명의 인터뷰와 함께 정치인으로서 노무현의 모습을 담은 다큐멘터리는 우리가 잘 알지 못했던 노무현의 모습을 생생히 소개했다.

6월 28일 기준으로 180만 관객을 돌파한 ‘노무현입니다’는 지난해 국정농단사태에 이은 5월 장미선거로 인해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이로 인해 초반 관객몰이에 성공했고 작품성마저 입소문 나며 흥행 청신호를 켰다.

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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