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인터뷰] 이브 “내년이 20주년…빅이벤트 계획중”

입력 2017-07-03 17: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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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브

밴드 이브가 16년만의 새 앨범으로 활동하는 소감과 20주년 계획을 밝혔다.

이브는 1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한일슈퍼락페스티벌 그레이트미팅 2017'에 참여해 열띤 라이브무대를 선보였다.

이에 무대 후 동아닷컴과 만난 이브는 "단독 콘서트가 아니라 페스티벌에 나온 건 정말 오랜만이다. 긴장도 하고 준비도 많이 했는데, 멍하긴 하다. 잘했는지 어땠는지 모르는 스타일이다"라며 웃었다.

이어 박웅은 "우리 음악 스타일이 드라마틱한 스타일이다보니까, 달리고 밀어붙이기 힘들다. 또 사전 리허설을 충분히 못하면 제대로 표현하기 힘들다. 그래서 조금 아쉽다. 약간 긴장을 했다"라고 스스로는 아쉬움이 남는 무대였다고 털어놓았다.

김세헌도 "좋아하는 밴드도 많이 나오고, 같이 하는 것에 의의를 많이 뒀다. 드림팀 모아서 공연한 느낌이랄까. 그래서 조금 더 아쉽다. 여러가지 준비했지만, 다 보여주지 못한 거 같다"라고 밝혔다.

다만 이브는 이날 공연의 아쉬움을 떨쳐낼 빅이벤트를 준비중이라고 언급했다.

김세헌은 "내년이 20주년인데, 진짜 빅이벤트는 그때 준비중이다. 이번 앨범은 일단 16년만에 나오니까 먼저 낸거고, 다음 앨범에 역량을 쏟아내려한다"라고 말했따.

이어 박웅은 "그만큼 현기 형(지고릴라)의 부담이 커질 거 같다. (다음 앨범에)부담감과 책임감이 막중할 거 같다"라며 웃었다.

갑작스럽게 큰 부담감과 책임감의 주인공이 된 지고릴라도 "이상하게 이브활동을 하면 (다른데서)곡 의뢰가 잘 안들어오더라. 당분간은 이브에 집중하려 한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부담감과 책임감이 크다는 건 역으로 말하면, 그만큼 큰 의미를 지니고 있다는 반증이다.

박웅은 "얼마 지난 거 같지 않은데 벌써 20주년이다. 예전에 우러러 보던 선배님들이 20주년이었는데, 어느새 우리가 20주년 앨범을 낸다. 이거 굉장히 감회가 새롭게 다가온다. 벌써 앞으로 30주년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 그런다. 물론 20주년만 해도 뮤지션으로 금자탑을 쌓은 듯하다"라고 20주년에 대한 남다른 감회를 밝혔다.

김세현은 "20주년이라는게, 우리가 이브를 하면서 부귀영화나 성패, 그런 걸 떠나 중요한 건 역사다. 한국내에서 그런 음악의 맥이 끊겨있지않나. 우리 자체가 어쨌든 간에 맥을 유지하자는 거다. 사명감처럼 임하자는 마음이다. 그래서 20주년이라는 게 의미가 굉장히 더한 거 같다. 어떤 분은 이브의 인지도를 가볍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음악할 수 있는 후배들에게 (맥을 잇고)물려주고 싶다. 그래서 (20주년을)의미있게 만들려고 한다"라고 20주년에 더욱 힘을 주는 이유를 덧붙였다.

또 이브가 사명감을 가지고 잇고자하는 '맥'에는 여러가지 의미가 담겨있겠지만, 일단 표면적으로는 이브가 만들어낸 장르적인 형태를 가리킨다.

이브


아닌게 아니라 이브는 국내 비주얼록 1세대로 불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보다 세밀하게 구분을 하자면 이브는 비주얼록이나 글램록과는 음악적으로 다른 색채를 지니고 있기도 하다. 그리고 그렇기때문에 그 '맥'을 더욱 이어가고 싶은 것이기도 하다.

김세헌은 "우리가 처음에는 한국에서 정형화된 폼이 없어서 비주얼록이라고 했는데, 정확히는 다르다. 그냥 한국적인 글램록이나 비주얼록을 했다고 생각한다. 이제 1세대가 됐다라고 하는 그런 계보를 지키고 싶다"라고 말했다.

이어 지고릴라는 "이브를 음악만으로보면 비주얼록 계열이 아니다. 퍼포먼스나 보이는 것이 비주얼록에 더 어울리지 않았나 싶다"라며 "아마도 이브의 음악들은 록에 있어서 어떤 장르라고 규정하기 좀 어려울 거 같다. 어느 시대에 어떤 스타일이 유행했다고 해서 받아쓴 게 아니다. 그런면에서 우리만의 색도 있는 거 같다. 우리 스스로도 뭐라고 단정짓는 걸 싫어한다"라고 이브의 음악을 설명했다.

이브가 시작한 음악은 후배들에게도 많은 영향을 끼쳤다. 실제 네메시스나 내귀에도청장치, 트랜스픽션 등은 이브 헌정무대를 선보이기도했다.

김세헌은 "부산락페에 헤드라이너로 간 적이 있는데, 기획자들이 이브에 대한 리스펙트 무대를 정해줬더라. 거기 참여한 밴드가 네메시스, 로맨틱펀치, 트랙스픽션, 내귀에도청장치 등이다. 이들이 우리 이후 그런 계보를 이어간 팀이 아닐까싶다. 어떤 면에서 (우리가)조금 계기가 됐다는 것에서 의미를 두고 싶다"라고 그 명맥을 잇는 후배들에게도 고마움을 전했다.

이처럼 20주년에 큰 의미를 두고 준비중인 이브에게 '빅이벤트'에 대한 힌트를 요청하자 '재해석'이라는 단어를 꺼내놓았다.

김세헌은 "차트 넘버원 곡도 중요하겠지만, 우리는 사람들 속에 스며들어있는 곡을 많이 가진게 우리 장점인 거 같다. 공연을 보면 '어 이 노래 아는데' 하는 게 많다. 그런걸 21세기 형으로 재해석이지 않을까싶다. 정해놓은 건 아니다. 여러가지 형태의 재해석이다"라고 말했다.

지고릴라는 "좀 더 버라이어티한 피처링이 있지 않을까 싶다. 후배나 유명한 분들의 콜을 많이 받았다. 피처링에 활용할 수도 있고 여러가지 방법을 생각중이다"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이브는 20년을 한결같이 곁을 지켜준 팬들에 대한 고마움도 잊지 않았다.

지고릴라는 "우리가 나이를 먹은 만큼 팬들도 나이를 먹었다. 나도 결혼을 늦게하고 세헌이 형도 늦게 했는데, 우리들 자식들이 어른이 될 때까지 오랫동안 음악을 하려 한다"라고 오랫동안 이브의 음악을 이어갈 것을 약속했다.

김세헌도 "20주년이 돼도 우리의 음악을 할 뿐이다. 뭔가에 굴하지 않고 꾸준하게 우리답게 하려하니 지켜봐줬으면 한다. 그리고 20주년 됐으니 응원도 좀 해주면 좋겠다"라고 웃으며 많은 관심도 당부했다.

박웅은 "나는 개인적으로 우리를 기억해주고, 기다려주고, 응원해주고, 어떤 방식으로든 우리를 들어준 팬들의 눈동자를 바라보며 손을 다 잡아주고 싶다. 그만큼 고맙다. 진심으로 고맙고 감사하다는 말을 꼭 전하고 싶다. 정말 최선을 다하고 싶다.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그러고 싶다"라고 팬들은 물론 이브를 기억한 모든 사람들에게 깊은 고마움을 전했다.

동아닷컴 최현정 기자 gagnr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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