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주장 김재호 “결국 우리는 야구를 해야 할 운명”

입력 2017-07-06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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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김재호. 스포츠동아DB

올 시즌을 앞둔 시점에서 두산은 자타가 공인하는 ‘우승후보 1순위’였다. 지난해 통합우승 전력에서 이렇다 할 손실이 없었고, 두산을 견제할만한 경쟁자 역시 뚜렷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즌 반환점을 돈 현재, 두산의 순위는 예상과는 한참 다른 곳에 머물고 있다. 6월까지 유지하던 3위에서 내려와 중위권 다툼을 치러야하는 신세다. 여기에 이달 들어선 구단 경영진에서 불미스러운 일까지 터지며 팀 안팎으로 악재가 겹치고 말았다.

이러한 상황을 곁에서 가장 잘 체감하고 있는 이는 역시 팀의 주장이다. 두산 캡틴 김재호(32)는 최근 상황을 놓고 어렵사리 말문을 열었다. 4일 잠실 kt전 승리 이후 만난 김재호는 “밖에서는 걱정을 많이 했지만, 팀 자체적으로는 동요하지 않으려고 애썼다. 우리는 결국 매일매일 야구를 해야 하는 운명이기 때문”이라며 중심을 잡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그라운드 안팎에서 늘 웃는 모습의 ‘스마일 가이’지만 최근 들어선 김재호가 마음껏 웃는 장면이 줄어들었다. 본인은 물론 팀 역시 어려운 시기를 겪었기 때문이다. 김재호는 “지난해와 달리 올해가 힘들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다. 지난해는 초반부터 팀이 분위기를 탔던 반면, 올해는 주축선수들의 부상과 좋지 못한 일들이 터지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서 주목이 되는 부분은 역시 주장의 리더십이다. 김재호는 “선수들의 자신감이 떨어지지 않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 어린 선수들과 많이 대화하며 위축되지 않도록 분위기를 끌어올리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김재호는 팀 타선의 끄트머리인 9번타자임에도 3할에 가까운 타율로 뒷받침 역할을 제대로 해내고 있다. 그러나 지난달에는 부상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경우가 여럿 생기곤 했다. 올 시즌 훈련량이 예년보다 부족한 탓에 허리 근력이 약해진 게 문제였다. 그러는 사이 팀 역시 침체 분위기를 걸었기에 미안한 마음을 숨길 수 없는 눈치였다.

물론 팀에 부정적인 기류만 흐르는 것은 아니다. 최근 부상선수들이 속속 복귀 소식을 알리고 있기 때문이다. 김재호는 “마이클 보우덴이 돌아왔고, 김명신도 실전게임에 나선다. 여기에 양의지와 민병헌도 올스타 브레이크가 끝난 뒤 돌아오기 때문에 반등 요소가 충분하다. 5월 준수한 성적을 거둘 때처럼 7월 다시 힘을 내보겠다”고 강조했다.

잠실 |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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