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콘서트] DAY6, 밴드계 사기캐릭터…기특한 성장 (리뷰)

입력 2017-07-30 21:2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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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콘서트] DAY6, 밴드계 사기캐릭터…기특한 성장 (리뷰)

개인 취향이지만 콘서트의 완성도는 좋은 음악에 좌지우지된다. 기본 콘텐츠가 부실하면 공연의 질을 보장할 수 없고 이는 무대 위 가수가 아무리 달변가라해도 상쇄될 수 없는 부분이다. JYP엔터테인먼트에서 내놓은 밴드 DAY6(원필, 도운 및 성진, Jae, Young K)의 콘서트는 참 좋은 공연이었다. 토크보다는 노래로 승부했고 그들이 직접 선보이는 밴드사운드, 보컬, 무대 매너 등을 종합하면 DAY6는 완전체 사기캐릭터 밴드임이 분명하다.

DAY6의 가치는 다섯 멤버 모두 노래를 한다는 데 있다. 보통 밴드라하면 메인 보컬 한 사람에게만 마이크가 주어지지만 DAY6 5인은 저마다의 목소리를 내고 밴드는 하드한 록부터 달콤한 록까지 다양한 감성을 채워넣는다. 또 대형기획사가 배출한 대다수의 신인 가수들이 대규모 프로모션과 방송 출연에 혈안이 돼 있는 것과 달리 DAY6는 소규모 공연부터 시작, 2017년에는 매달 2개 씩 신곡을 발표하는 ‘천천히 돌아가는’ 방식을 택했다. 입소문을 타고 ‘DAY6 못 놓아’ ‘믿고 듣는 DAY6, 믿듣데'를 외치는 팬들이 점차 늘어나기 시작했다.

성진

영케이


그리고 밴드는 30일 서울 광진구 예스24 라이브홀에서 DAY6 단독 콘서트 ‘Every DAY6 Concert in July’를 개최했다. 지난 2월부터 6월까지 매달 서교동 무브홀에서 2회 1100석 규모로 공연을 펼쳐왔고 7월에는 예스24 라이브홀로 규모를 확대했다. 밴드는 이번 2회 공연에 무려 3000여 명의 관객과 만났다.

매달 공연을 연 효과일까. 공연 시작 전, 관객들끼리의 친목이 눈에 들어왔고 관객들은 콘서트내내 완벽한 떼창으로 현장 분위기를 돋웠다. DAY6가 “서로서로 친구입니까? 10년 알고 지낸 것처럼 호흡이 잘 맞네요. 우리끼리도 마음이 맞을까 말까인데 신기하다”고 극찬할 정도였다.

‘Colors’ ‘아 왜’ ‘어떻게 말해’로 콘서트를 시작한 밴드는 “처음 오신 분들도 계신다. 어제도 공연이 있었지만 오늘 정말 뜨겁다. 한국에서 공연을 두 달만에 하는 것인데 에너지를 함께 나눌 수 있어 기쁘다. 멋있는 무대 많이 준비했다. 기대해달라”고 관객들에게 인사했다. 이어 ‘Man in a movie’ ‘Say Wow’ ‘Be Lazy’를 부르고는 “저희가 두 달동안 이런 모습이 보고 싶었다. 우리 공연은 노래는 우리가 할지언정 관객들과 함께 만들어가야하지 않나. 오랜만에 보니까 좋다. 이제 시작이다”라고 노래를 이어갔다.

도운

제이

원필


대표 곡뿐만 아니라 원필&도운은 원 모아 찬스의 ‘널 생각해’를 커버해 여심을 저격했다. 밴드에 따르면 이번 공연부터 드럼 도운이 본격적으로 노래를 할 예정이다. 팬들에게도 도운의 가창은 큰 이벤트였다. 성진&Jae&YoungK는 ‘BUENO’로 뭉쳤다. 세 사람은 악기를 내려놓고 힙합 분위기를 물씬 풍겼다.

커버 곡 메들리도 들을 수 있었다. 기존 DAY6가 공연에서 한 번씩 선보였던 노래와 평소에 팬들이 다시 듣고 싶어했던 곡으로 구성했다. 버스커버스커의 ‘여수 밤바다’, 라디오헤드 ‘High And Dry’, 넬 ‘Thank You’, 콜드플레이 ‘Fix You’를 DAY6만의 느낌으로 풀었다. 메들리 공연은 보컬리스트로 거듭난(?) 도운의 목소리로 시작해 도운의 목소리로 끝났다.
Young K의 베이스, Jae의 일렉 기타, 원필의 키보드, 도운의 드럼, 성진의 보컬 등 멤버별 솔로 무대도 재미 포인트였다. Young K의 베이스 연주로 시작된 ‘Be Lazy’를 비롯해 ‘반드시 웃는다’에선 성진이 무반주 노래를 불러 멤버별 솔로 이벤트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이날 콘서트에선 8월의 신곡도 미리 들을 수 있었다. 수록곡 ‘놀래!’는 처음 들어도 쉽게 따라할 수 있는 후렴구가 인상적이다. 타이틀곡 ‘좋은걸 뭐 어떡해(What Can I Do)’는 마음을 들었다 놨다 하는 여자에게 이미 빠질 대로 빠져버린 남자의 마음을 표현한 노래다. 강한 베이스 리프가 배치된 벌스와 뮤지컬 사운드적인 경쾌한 후렴이 대비돼 시니컬하면서도 유머러스한 느낌을 주는 록 장르다.


국내에 퍼진 입소문에 이어 해외 팬들의 성원도 커져 DAY6는 오는 21일 타이페이, 8월 13일과 26일 태국 방콕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DAY6 Live & Meet 2017' 현지 쇼케이스 및 팬미팅을 진행한다. 8월 19일에는 도쿄서 열리는 일본 대표 록 페스티벌 '섬머소닉 2017'에도 참여한다. DAY6가 오는 9월 국내에서 또 콘서트를 열까? 콘서트를 개최한다면 또 가고 싶다. 그 정도로 DAY6는 공연장에서 성장한, 공연을 즐길 줄 아는, 다음이 기대되는 가수다.

<DAY6 콘서트 곡 순서>

1 Colors
2 아 왜 (I Wait)
3 어떻게 말해
4 Man in a movie
5 Say Wow
6 Be Lazy
7 예뻤어
8 그럴 텐데
9 Congratulations
10 널 생각해 (cover by 원필, 도운)
11 BUENO (성진&Jae&Young K 유닛)
12 여수 밤바다-High And Dry-Thank You-Fix You (cover medley)
13 장난 아닌데
14 바래
15 오늘은 내게
16 First Time-Blood-버릇이 됐어-태양처럼-Hunt-이상하게 계속 이래-Sing Me
17 Hi Hello
18 놓아 놓아 놓아(Rebooted Ver.)
19 반드시 웃는다
20 놀래!
21 좋은걸 뭐 어떡해
22 My Day
23 DANCE DANCE
24 Free하게

동아닷컴 전효진 기자 jhj@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제공=JYP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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