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제공|쇼박스
광주라는 현대사의 한 비극 하지만 그 찬란한 항쟁의 의미가 지닌 무게에 짓눌린 탓이었다. 하지만 연출자 장훈 감독이 건넨 시나리오 속 이야기는 한동안 그의 뇌리를 맴돌았다.
그리고 그는 카메라 앞에 나서기로 결심했다.
송강호는 올해 1월 한국영화기자협회가 주최한 제8회 올해의 영화상 시상식에서 ‘밀정’으로 남우주연상을 수상하며 이렇게 말했다.
“영화 한 편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한다. 불과 몇 명의 관객이 몇 시간에 그친다고 해도 그게 조금씩 세상을 변화할 것이라 믿는다. 그게 영화의 매력이다.”
1980년 5월 독일인 기자를 태우고 광주로 달려간 택시기사 만섭을 연기하면서 그는 이 같은 자신의 소신을 잊지 않았을 것이다. 그 신념의 연기로서 그는 현대사의 무게를 온몸으로 견뎌냈을 것이다.
1981년 부산 최대의 시국사건으로 꼽히는 부림사건의 실제 변호인이었던 노무현 전 대통령을 연기한 ‘변호인’, 일제강점기 독립운동가를 단속하던 일제의 앞잡이에서 결국 조국에 대한 배신을 뉘우치며 그 자신 운동에 뛰어든 고뇌의 모습을 내보인 ‘밀정’ 등 그는 근현대사를 통과한 인물들에 대한 애정을 유난히 드러내왔다.
‘택시운전사’를 통해서는 작은 일상에도 행복해 하지만 엄청난 비극적 사건에 맞닥뜨려 자신이 살아온 인생을 되돌아보며 인간적 성찰과 변화로 나아가는 한 소시민의 이야기를 그려냄으로써 전작들과는 또 다른 성과를 일궈냈다.
오로지 그 신념과 소신의 힘이 아니고서는 배우로서 감당해내기 쉽지 않은 선택이었을 성 싶다.
덕분에 송강호는 그 성과를 관객과 함께 만끽하며 다음 행보를 이어갈 터이다.
스포츠동아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