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6월 카타르와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8차전 도중 오른팔이 부러졌던 손흥민은 수술 이후 치료는 마쳤지만 만일을 대비해 팔에 붕대를 감은 채 뛰었다. 토트넘은 전반 첼시 마르코스 알론소에게 프리킥 골을 허용한 뒤 1-0으로 뒤진 상황에서 손흥민을 투입했다. 토트넘은 꾸준히 득점 기회를 노리다 첼시 비추아이의 자책골 덕분에 1-1을 만들었다.
하지만 후반 43분 알론소가 결승골을 넣으며 2-1로 경기가 끝났다. 첼시의 시즌 첫 승리다. 이날 패배로 토트넘은 웸블리 스타디움에서의 저조한 성적표를 이어갔다. 토트넘은 지난 시즌 화이트 하트레인에서 리그 홈경기 무패를 기록해 프리미어리그 우승까지 넘보는 좋은 레이스를 펼쳤다.
첼시 마르코스 알론소.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이번 시즌에는 새 구장을 건설하는 동안 임시로 웸블리 스타디움을 홈구장으로 사용하는데 첫 홈경기부터 졌다. 경기 뒤 토트넘의 웸블리 징크스에 대한 말이 나오자 마우루시우 포체티노 감독은 “우리가 무엇을 하면 되나? 징크스는 미디어에서 부풀린 생각이다. 다시 말하지만 우리의 패배는 웸블리 때문이 아니라 우리의 경기력 때문”이라며 발끈했다.
비록 한 시즌동안 임시로 사용하는 홈구장이지만 컵대회 결승 등 주요한 경기나 유명 아티스트의 공연, 잉글랜드 국가대표 팀 경기에만 사용하던 웸블리를 토트넘의 홈구장으로 결정하면서 구단은 경기장을 꾸미는데 많은 공을 들였다. 화이트 하트레인의 상징이었던 선수의 입장 전 화면 영상부터 음악까지 그대로 웸블리에서 재현했다. 모든 홈 좌석에 토트넘의 깃발을 놓으며 팬들의 분위기도 고조시켰다. 런던 시내 지하철역에도 토트넘 홈경기를 홍보하는 포스터들이 자주 목격됐다. 웸블리 지하철역에서 구장까지 이어지는 도로에도 토트넘 선수들의 대형 사진으로 꾸며져 있었다. 잉글랜드 국가대표 관련 상품만 판매하던 구장 매장에도 토트넘 상품들로 가득 찼다.
큰 구장에 팬들이 단합하기 어려운 점을 고려해 스피커로 토트넘 응원가 박자에 맞는 드럼 소리가 흘러나오게 해 화이트 하트레인 만큼의 우렁찬 팬들의 응원 소리도 만들어냈다.
그러나 이런 준비에도 불구하고 주인공은 첼시가 됐다. 경기가 끝나자마자 실망한 토트넘 팬들은 빠른 시간 안에 경기장을 빠져나갔지만 첼시원정 구역에서 첼시 선수단과 안토니오 콘테 감독은 한참동안 첼시 응원가를 부르며 승리 축하 세리모니를 펼쳤다.
런던 ㅣ 허유미 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