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김경문 감독은 한 그루의 나무에 사로 잡히지 않고 더 큰 숲을 보려 한다. 승률 5할을 밑도는 8월 성적에도 불구하고 다가올 9월을 대비하며 주축 투수들의 체력을 아껴두고 있다. 스포츠동아DB
KIA와 선두싸움에 이탈하고 4위권 추격까지 돌아봐야 하는 상황, 그러나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 사령탑은 흔들림이 없었다. 경기에 역전패를 당한 날도 덕아웃에서 고개를 숙인 선수들에게 “모두 오늘 경기 정말 잘 했다!”고 활기차게 외쳤다. 미디어를 통해 “우리는 시즌 개막전에 우승후보도, 상위권 전력으로도 꼽히지 않았다. 선수들이 잘 하고 있다”며 자신감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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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폭염과 살인적 일정 속 추락한 NC
NC는 8월 깊은 부진에 빠졌다. 21일까지 18경기에서 7승11패 승률 0.389를 기록했다. 10개 팀 중 가장 낮은 승률이다. 8월 팀 타율도 0.260으로 가장 낮았다. 같은 기간 두산이 13승 5패로 질주해 2위 자리를 뺏겼다.
김 감독은 발언을 극도로 삼가하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NC의 부진에 8월 폭염 속 살인적 일정이 큰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하고 있다.
NC는 2연전이 시작된 8일 이후 인천~마산~잠실~광주~마산~고척으로 이어지는 스케줄을 소화했다. 10개 팀 중 5개 구단이 수도권에 집중돼 있어 남부지방 팀들은 어쩔 수 없이 이동거리에서 손해를 본다. 그러나 8월 중순 NC의 일정은 수도권에서 연전이 없다. 수도권과 남부지방을 연이어 오가는 험난한 일정이었다. 체력적인 문제는 곧장 타격 사이클에 영향을 미쳤다. NC는 8월 팀 장타율이 0.405까지 추락했다. 출루율도 0.339로 떨어졌다. 모두 리그 꼴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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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월 2위 탈환 도전
김경문 감독은 “리그 일정은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감수해야 한다. 8월에는 바쁘게 오가야 했지만 9월에는 이동거리도 짧아지고 홈경기도 많다. 공을 오른 팔에 맞았던 재프 맨쉽도 정상적으로 로테이션 소화가 가능한 상태다. 8월에 부진했지만 이제 올라가면 된다. 선수들이 좋은 경기를 보여줄 것이다”고 강조했다.
김 감독은 불펜 투수 원종현과 선발 구창모의 등판을 조절해 시즌 막바지 마지막 레이스를 위해 체력을 충분히 아껴두는 등 많은 대비를 하고 있다. 선발 장현식이 가능성을 실력으로 입증하기 시작하는 등 마운드에 호재도 많다. 타격 역시 나성범이 되살아나는 등 서서히 시작되고 있는 가을바람과 함께 회복세가 뚜렷하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