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우가 8월 21일 축구국가대표팀 합류를 위해 파주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 들어서고 있다. 국가대표에 선발된 자부심을 느끼는 동시에 홀로 출산준비를 하고 있는 아내 걱정에 발걸음이 무겁다. 파주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아내 출산 예정일 다음날 우즈벡전 출전
“응원해주는 아내에게 고맙고 미안하다”
대구FC의 골키퍼 조현우(26)는 2018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에 나서는 한국축구국가대표팀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축구대표팀 신태용(47) 감독은 이번 대표팀 수문장으로 김진현(30·세레소오사카), 김승규(27·빗셀고베)에 이어 조현우를 선택했다. 3명의 골키퍼 가운데 유일한 K리거로서 자부심과 책임감을 느끼고 있지만, 대표팀의 합숙훈련이 펼쳐지는 파주축구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로 향하는 발걸음이 가볍지만은 않았다.
아내가 출산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예정대로라면 조현우는 9월 6일 아빠가 된다. 우즈베키스탄과의 최종예선 마지막 경기(9월 5일) 바로 다음날이다. 출산 예정일대로라면 우즈베키스탄과의 경기 직후 귀국해 아내 곁으로 갈수 있지만, 아기가 예정일에 맞춰 세상에 나온다는 보장이 없다.
조현우는 “주변에서 첫 아이는 예정일보다 빨리 나온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렇게 되면 출산 때 아내 곁에 있을 수 없다. 개인적으로 대표팀에 선발된 것이 큰 영광이지만, 한편으로는 출산을 앞두고 힘든 시기에 대구에서 혼자 지낼 아내를 두고 대표팀에 합류하려니 마음이 무겁다. 축구만큼 가족도 중요한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축구대표팀 조현우.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발걸음이 무거운 조현우에게 가장 큰 힘이 된 이는 역시 아내다.
조현우는 “대표팀에 뽑혔다는 소식을 듣고 아내가 많이 기뻐했다. ‘국가대표답게 멋진 모습을 보여달라’고 말을 해줬다. 아내 덕분에 마음의 짐을 덜었다. 아내에게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이다”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조현우 개인적으로는 이번이 세 번째 대표팀 합류다. 2015년 11월 처음 대표팀에 선발된 그는 2017년 6월 A매치에서도 부름을 받았지만 경기 출장까지는 이어지지 않았다. 이번만큼은 주전경쟁을 뚫고 당당히 국가대표로서 그라운드에 서고 싶은 마음이다.
조현우는 “K리그 골키퍼 중에서 유일하게 뽑혔기 때문에 책임감이 크다. 그동안 해왔던 것처럼 첫 훈련부터 매순간 최선을 다할 것이다. 출전은 감독님이 결정할 부분이다. 경기에 나서든 훈련 때든 대표팀이 승리하는 데에 조금이라도 힘이 되고 싶다. 곧 태어날 딸에게도 자랑스러운 아빠가 되고 싶다”며 미소를 지었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