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현장]‘남한산성’ 이병헌 vs 김윤석 조선시대서 대결 펼친 연기神 (종합)

입력 2017-08-23 10:4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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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병헌과 김윤석이 조선시대로 날아가 연기 대결을 펼쳤다.

23일 서울 강남구 CGV 압구정점에서 열린 영화 ‘남한산성’(감독 황동혁) 제작보고회에는 황동혁 감독을 비롯해 배우 이병헌 김윤석 박해일 고수 박희순 조우진이 참석했다.

‘남한산성’은 1636년 인조 14년 병자호란, 나아갈 곳도 물러설 곳도 없는 고립무원의 남한산성 속 조선의 운명이 걸린 가장 치열한 47일 간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출간 이래 70만 부의 판매고를 올린 김훈 작가의 원작을 바탕으로 한 탄탄한 스토리와 이병헌, 김윤석, 박해일, 고수, 박희순, 조우진까지 명실상부 충무로를 대표하는 연기파 배우들의 결합으로 이목을 집중키기도 했다.

이병헌은 치욕을 감수하여 후일을 도모하고자 하는 이조판서 ‘최명길’ 역을 맡았고 김윤석은 청에 맞서 싸워 대의를 지키고자 하는 예조판서 ‘김상헌’ 역을 맡았다. 박해일은 남한산성에 고립된 ‘인조’, 고수는 격서 운반의 중책을 맡은 대장장이 ‘서날쇠’, 박희순은 수어사 ‘이시백’, 조우진은 조선 천민 출신의 청나라 역관 ‘정명수’역을 맡았다.

황 감독은 “이 ‘남한산성’ 이야기는 내게도 단편적인 기억 밖에 없었는데 이 소설을 읽으면서 이 시대에 얼마나 많은 이들이 있었는지 알게 됐다. 또 이 시대가 현 시대와 얼마나 닮았는지 알려주는 것 같았고 일종의 ‘거울’역할을 해줄 수 있을 것 같아 영화로 만들어보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광해 : 왕이 된 남자’, ‘협녀 칼의 기억’이후 오랜만에 사극으로 돌아온 이병헌은 “역사 그대로를 고증하고 하나, 하나 그 당시 실제 역사와 재현하기 위해서 다들 노력했고 최명길이라는 실존 인물이 행했던 것들을 그대로 보여줘야 해서 더 심각하게 이 영화를 접하게 됐다. 정통 사극의 느낌이 들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김윤석은 “제대로 사극을 하는 것은 처음이다. 풍자와 해학이 넘치는 우리의 고전이였다면 재미있게 찍었겠지만 이 작품은 굴욕적인 역사를 담은 것이다. TV드라마에서도 제대로 담지 않았던 일이었다. 그것을 제대로 건드려서 알아야 한다는 감독님의 말에 동감했다”라고 참여 계기를 밝혔다.

이어 “다른 의견을 내고 첨예하게 대립하는 것도 판타지스럽지않고 실존 인물의 두 이야기라는 게 마음에 들었다”라고 덧붙였다.

‘남한산성’은 이병헌과 김윤석의 연기 대결이 백미인 작품이다. 두 사람은 행궁 안에서 인조를 설득시키기 위해 수려하고도 강인한 주장을 펼친다. 두 배우는 ‘남한산성’을 연기하면서 말 맛이 있다고 밝혔다.

이병헌은 “나오는 말들이 익숙하지 않지만 막상 문장으로 뱉게 되면 어떤 의미로 말하는지는 받아들여지는 게 있다. 그 인물이 어떤 말을 하고자 하는지, 그 감정을 생각하면 충분히 하고자 하는 말들이 전달이 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김윤석은 “점점 촬영을 할 수록 말 맛이 붙기 시작했다. 그러다 보니 말이 효과적으로 함축적인 의미를 더할 수 있는 힘이 되더라. 자신의 주장을 펼 때도 날렵한 문장으로 자신의 의견을 전달하게 돼서 그것이 재밌었다”라고 말했다.

이런 팽팽한 연기 대결에 불편한 사람은 박해일이었다. 박해일은 “김윤석 선배는 불덩이 같고 이병헌 선배는 얼음 덩어리를 던지시는 것 같았다. 두 분이 팽팽한 긴장감이 있기 때문에 두 사람의 주장이 밸런스가 잘 잡혔다”라고 말했다.

김윤석은 “사실 연기 호흡이 좋은 기운이 오가는 것이다. 이 작품은 인조와 함께 삼각형을 이뤄 싸우는 것이다. 최명길에 반하는 이야기를 하는 것이지만 또 인조를 향한 말이기도 했다”라고 말했다.

이병헌은 김윤석과 함께 호흡하며 좀처럼 감이 오지 않았다고. 그는 “리허설을 하면 어느 정도 감이 오는데 김윤석 선배는 종 잡을 수가 없을 정도로 매번 연기가 달랐다”라며 “박해일 씨가 되게 고생을 했다. 김윤석 선배와 내가 말로 대립하는 장면에서 중간중간 대사를 쳐줘야 했는데 하도 신경전이 오갈 때 힘들었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박해일은 “숨도 못 쉬겠더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마지막으로, 이병헌은 “김윤석 선배와 함께 하면서 뜨거운 배우라는 생각이 들었다. 매 테이크마다 정말 감정에 모든 것을 다 실어서 내뱉더라. 그래서 느낌이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말했다.

김윤석은 “이번 영화에서는 모든 배우들을 처음으로 봤다. 신선하고 즐거운 경험이었다. 이병헌은 정통파라는 생각이 들었다. 굉장히 정제된 상태에서 대사를 하고 정석대로 연기를 놓치지 않는다. 맡은 배역에 있어서 만큼은 정제된 상태에서 연기를 하더라. 실제로 이걸 느끼니까 신선한 느낌이었다. 이병헌이 현대극을 할 때나 ‘광해, 왕이 된 남자’와는 또 다른 인물을 연기했다”라고 말했다.

‘남한산성’은 9월 말 개봉이다.

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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