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 정인욱. 사진제공|삼성 라이온즈
삼성 우완투수 정인욱(27)은 5일 대구 NC전에서 334일 만에 값진 승리를 맛봤다. 직전 마지막 승리의 기억은 지난해 10월 6일 광주 KIA전에서였다. 갈 길 바쁜 NC를 상대로 선발 5.1이닝 동안 5안타 1홈런 4탈삼진 1실점으로 역투했다.
한때 시속 150㎞에 육박하는 빠른 공을 가볍게 던지던 정인욱이 이날 NC전에서 찍은 최고 구속은 143㎞에 불과했다. 수년째 잃어버린 구속을 찾지 못하며 부진에 빠졌고, 올 시즌에도 1·2군을 오르락내리락했다. 그리고는 시즌 7번째 등판에서야 뒤늦게 첫 승(2패·방어율 8.00)을 신고했다.
승리의 여운이 채 가시지 않은 6일 정인욱은 “아직 구속에 대한 미련은 있다”고 솔직히 털어놓았다. 물론 달라진 현실을 직시하고 있기도 하다. 그는 “어제 경기를 통해 컨트롤 피처로 변신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게 됐다. 제구력에 더 신경을 써야 한다. 볼, 볼 하다가 얻어맞고 야수들을 지치게 해선 곤란하다. (우)규민이 형이나 (장)원삼이 형이 타자와 빠르게 승부하라고 많이 조언해준다”고 밝혔다. 지난달 네 살 연상의 개그우먼 허민과 결혼을 발표하기도 한 그는 “어쩐지 그 뒤로 더 집중이 되는 것 같다. (시즌 종료 후 결혼까지는) 아직 시간이 남아있지만 그렇다”고 덧붙였다.
정인욱의 첫 승은 올 시즌 마운드 붕괴로 고전 중인 삼성에도 한 가닥 희망의 빛줄기다. 그는 지난달 30일 대구 KIA전에서도 6.1이닝 5안타 3실점으로 퀄리티 스타트(선발투수 6이닝 3자책점 이하)를 기록했다. 김한수 감독은 “(정)인욱이는 구속을 잃은 상태에서 게임을 풀어가는 방법을 터득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2경기 연속 괜찮은 피칭을 했다”고 평가했다.
대구 | 정재우 전문기자 ja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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