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락치기’ 신태용호, 하늘이 도운 러시아행

입력 2017-09-07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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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서울 상암 월드컵경기장에서 \'2018 러시아월드컵\' 한국과 이란의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경기가 열렸다. 이란 케이로스 감독과 한국 신태용 감독이 악수를 나누고 있다. 상암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 피말린 1년, 최종예선 돌아보기

중국전 충격패·카타르전 패배 위기 직면
신태용 체제서도 자력 본선 기회는 놓쳐

참으로 길고 긴 1년이었다. 한국축구가 굴곡진 레이스 끝에 2018러시아월드컵 본선행 티켓을 손에 쥐었다. 최종예선 10경기 내내 승·무·패가 뒤섞이면서 마지막까지 긴장의 끊을 놓지 못했던 시간이었다.


● 1∼5차전 : 3승1무1패

2015년 울리 슈틸리케(63·독일)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던 한국은 아시아 2차 예선 G조에서 8전 전승을 거두며 여유 있게 최종예선에 올랐다. 27점을 뽑는 동안 실점이 단 하나도 없을 정도로 공수 균형이 완벽했다. 러시아행을 향한 장밋빛 전망이 한국을 비췄다. 최종예선 출발 역시 나쁘지 않았다.

한국은 2016년 치른 5번의 경기에서 3승1무1패를 거두고 본선행 희망을 밝혔다. 9월 1일 중국을 불러들여 서전을 승리로 장식했고, 닷새 뒤 시리아 원정에서 0-0으로 비긴 후, 10월 6일 카타르와 홈 3차전에서 3-2 극적인 승리를 거두며 승점을 차곡차곡 쌓았다.

그러나 냉탕과 온탕을 오가는 결과과 찜찜했다. 10월 11일 이란 원정에서 0-1로 지며 주춤했고, 11월 15일 우즈베키스탄과 홈 5차전에서 2-1 역전승을 일궈내 최종예선 초반 5차전을 우여곡절 끝에 조 2위로 마무리했다.



● 6∼10차전 : 1승2무2패

2017년 3월부터 출발한 최종예선 후반 레이스부터 위기감이 한국축구를 감싸기 시작했다. 3월 23일 중국 원정에서 0-1로 지며 1패 이상의 충격을 안았다. 역대전적 18승12무1패로 월등하게 앞섰던 상대에 무릎을 꿇었다.

우려는 현실이 됐다. 3월 28일 시리아와 홈 7차전에서 1-0으로 어렵게 이겼지만 6월 13일 카타르 원정에서 2-3으로 패해 소용돌이에 빠져들었다. 본선행 여부가 불투명해지자 결국 슈틸리케 감독과 이용수(58)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장이 책임을 진 채 동시에 물러났다.

신태용(47) 감독과 김호곤(66) 부회장이 소방수 임무를 맡았다.

한국축구의 운명이 달린 최종예선 마지막 2경기. 신 감독은 조기소집 카드를 꺼내들고 총력전을 준비했지만 모든 일이 뜻대로 되지는 않았다. 8월 31일 이란과 홈 9차전에서 수적 우위에도 불구하고 0-0으로 비기면서 자력진출 기회를 놓쳤다. 그리고 맞이한 운명의 우즈베키스탄 원정에서 하늘의 도움으로 러시아행 티켓을 손에 거머쥐게 됐다. 통산 10회, 연속 9회 월드컵 본선진출의 역사는 그렇게 작성됐다.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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