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박세진. 스포츠동아DB
kt 김진욱 감독은 6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넥센전에 앞서 취재진이 전날 선발등판한 영건 박세진(20)의 투구를 화제에 올리자 이처럼 말하며 활짝 웃었다. 비록 승리투수가 되지는 못했지만, 그 이상으로 멋진 투구를 했다는 의미였다.
박세진은 올 시즌 두 번째 등판이자 첫 선발등판인 5일 넥센전에서 3.2이닝 동안 2안타 3볼넷 6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4회초 마이클 초이스와 김하성을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울 때만 해도 기세가 좋았으나 2사 후 장영석과 이택근에게 연속 볼넷을 내주면서 마운드를 이종혁에게 물려주고 내려왔다. 그러나 아웃카운트 11개 중 6개를 삼진으로 잡아냈다는 점은 눈길을 모았다.
박세진은 지난해 kt 1차 지명을 받은 유망주다. 롯데 에이스로 발돋움한 박세웅(22)의 친동생이다. 그러나 형제라는 점 외에는 다른 부분이 많다. 형은 우완인 반면 동생은 좌완이다. 형은 시속 150㎞를 육박하는 강속구로 타자를 압도하지만, 동생은 직구 구속이 시속 130㎞대로 체인지업과 완급조절 능력으로 능구렁이 같은 투구를 한다.
김 감독은 “아직 스트라이크 비율을 좀 더 올려야하고, 공이 좀 날릴 때가 있지만 구종 하나하나만 놓고 보면 장점이 많은 투수다. 특히 직구 구속이 빠르지 않지만 체인지업은 타자가 속을 정도로 쑥 들어온다”고 말했다. 상대팀 넥센 장정석 감독도 “타자들한테 물어보니 직구 공 끝이 좋고, 체인지업과 투심이 직구와 같은 궤적으로 오다 변해서 치기가 쉽지 않다고 하더라”고 설명했다.
김 감독은 이어 “다른 투수 같으면 맞더라도 승리 기회를 주기 위해 기다렸을 텐데 세진이는 그렇게 해서 안 좋았던 경험도 있다. 어제는 차라리 좋을 때 빨리 빼주는 게 나을 것 같았다”면서 “가능성을 보였으니 일요일(10일 롯데전)에 선발 기회를 한 번 더 주겠다”고 공언했다.
수원 | 이재국 전문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