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FF 현장①] “영화제의 심장”…부국제가 故 김지석을 추모하는 법

입력 2017-10-14 07: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그는 떠나갔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그를 마음 속에 간직했다.

故 김지석 부산국제영화제(이하 부국제) 부위원장 겸 수석프로그래머는 지난 5월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났지만 고인은 영화제 안에서 여전히 빛나고 있었다. 부국제는 태생부터 오랜 역사를 함께해온 고인의 업적을 기리며 뜻깊은 시간을 마련했다.

시작은 개막식이었다. 12일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에서는 고인을 위한 추모식이 진행됐다. 엄숙한 분위기 속에 김선욱 피아니스트의 공연과 더불어 故 김지석 프로그래머의 영상이 상영됐다. MC 장동건과 윤아는 “고인은 부산국제영화제가 성장하는 데에 중추적인 역할을 하셨다. 여기 있는 모든 분의 마음에, 영화의 바다에 언제까지나 함께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회성 추모에 그치지 않았다. 13일 오전 뉴 커런츠 심사위원 기자회견에서도 故 김지석 프로그래머가 언급됐다. 부국제뿐 아니라 여러 해외 영화인들도 고인을 향한 그리움을 전한 것. 심사위원단에 합류한 이란 출신 바흐만 고바디 감독은 “故 김지석 프로그래머를 추모하는 의미로 부국제에 왔다. 고인은 단순히 영화계의 사람이 아니라 내 오랜 친구였다. 비보를 듣고 너무 슬펐다”고 털어놨다.

그는 이어 “故 김지석은 정말 훌륭한 비전과 아시아 영화 선정에 있어서 훌륭한 안목을 가졌던 분이다. 모든 이를 동등하게 대하는, 친절한 분이었다. 모든 영화인에게 정말 특별했다”고 덧붙이며 고인을 ‘부국제의 심장’이라고 표현했다. 필리핀 감독 라브 디아즈 또한 “김지석 프로그래머의 영화에 대한 기여와 공헌을 지지한다. 고인은 생전 아시아 영화를 지지해준 분”이라고 말했다.


부산국제영화제 기간 열리는 부일영화상도 故 김지석 프로그래머의 공헌을 높이 인정했다. 13일 밤 개최된 제26회 부일영화상 시상식에서는 특별상인 유현목 영화예술상 수상자로 고인이 호명됐다. 무대에는 김동호 부국제 이사장이 올랐다.

김동호 이사장은 “큰 상을 고인에게 준 부일영화상 관계자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대리 수상 소감을 밝혔다. 그는 “칸 영화제에 도착하는 날 심장마비로 타계한 고 김지석 부위원장의 소식에 우리도 충격받고 슬퍼했다”며 “이번 영화제를 치르면서 부위원장의 빈 자리가 너무나 컸다. 어떤 세계 영화인으로도 메울 수 없다는 것을 절감하고 있다”고 고백했다. 김동호 이사장은 일요일에 열리는 추모의 밤 행사 소식을 전한 후 무대를 내려왔다.

뿐만 아니라 부국제는 고인의 뜻과 정신을 기리는 의미에서 지석상을 신설했다. 지석상은 아시아 영화의 발굴과 격려라는 상의 취지를 반영하기 위해 아시아 영화감독들의 신작 및 화제작을 소개하는 섹션인 ‘아시아의 창’ 초청작 중 월드 프리미어(세계 최초공개)로 상영되는 10여 편의 후보작품을 선별, 심사위원단의 심사를 거쳐 총 2편을 선정해 각 1천만 원의 상금을 수여할 계획이다.

해운대(부산)|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제공|부산국제영화제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