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5차전 롯데 자이언츠와 NC 다이노스 경기가 열렸다. 5회초 무사 만루 NC 이호준이 1타점 적시타를 치고 1루에서 하이파이브 하고 있다. 사직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이호준은 15일 사직에서 열린 롯데와 준플레이오프(준PO) 5차전에 6번 지명타자로 선발출전했다. 이번 포스트시즌(PS) 들어 처음으로 얻은 선발출전의 기회. 여기에는 NC 김경문 감독의 믿음이 있었다. NC는 5차전을 앞두고 주전 3루수인 박석민이 담 증세로 인해 선발출전이 어려웠다. 4차전까지 라인업을 고려하면 노진혁의 3루수 선발출전과 모창민의 지명타자 기용이 유력했다. 그러나 김 감독은 ‘벼랑 끝 승부’임을 고려해 백전노장인 이호준을 선발 지명타자로 선택했다. 그리고 이 ‘한 수’는 정확하게 맞아떨어졌다.
두 팀의 승부는 5회초에 갈렸다. NC는 무사 1·2루 상황에서 나온 재비어 스크럭스의 선취 적시타로 1-0의 아슬아슬한 리드를 가져가고 있었다. 후속타자 모창민의 볼넷으로 무사 만루 찬스가 계속됐고, 6번타자 이호준 앞에 밥상이 차려졌다.
이호준은 조정훈을 상대했는데, 공교롭게도 올해 준PO 2차전(1타수 무안타)에서 그를 딱 한번 만났을 뿐이었다. 데이터가 많지 않은 상황이라 불리한 면이 있었지만 이호준은 특유의 장기로 상황을 헤쳐 나갔다. 정확한 ‘게스 히팅’을 통해 조정훈의 포크볼을 공략했다. 2B-2S 상황에서 바깥쪽에 낮게 떨어지는 시속 130㎞짜리 포크볼을 기술적으로 걷어냈다. 타이밍이 늦은 것까지 고려해 한 손을 놓는 타법으로 타구를 중견수 앞에 떨어뜨렸다. 3루주자 나성범이 여유 있게 홈을 밟았고, NC는 2-0으로 달아났다. 이호준은 이후 대주자 이종욱과 교체되며 덕아웃에서 격한 환영을 받았다. KBO 준PO 통산 최다타점(14점)을 새롭게 쓴 것에 대한 후배들의 인사였다. 물꼬를 튼 베테랑의 한방 덕분에 NC 타선은 폭발했다. 5회에만 7득점하며 적지에서 롯데를 크게 격파했다. 이호준은 스스로의 기량으로 자신의 은퇴 무대를 플레이오프 이상으로 가져가게 만들었다.
사직 |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