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국영. 사진제공|대한육상연맹
하지만 날씨가 도와주지 않았다. 뒷바람이 초당 3.4m로 경기장 트랙을 뒤덮었다. 단거리 육상은 뒷바람 풍속이 초당 2.0m 이하일 때만 공인 기록으로 인정한다. 결승 레이스보다 2시간 앞서 진행된 예선에서도 뒷바람이 많이 불었다. 그 때도 초속 3.4m로 결승 때와 큰 차이가 없었다. 예선기록은 10초09. 결승에서 이를 0.6초나 단축해 이름값과 명성을 지켰다.
꿈꿨던 9초대 달성과 한국 신기록 작성은 실패했지만 김국영은 기록보다 소중한 자신감을 쌓았다. 최근 일본이 엄청난 속도로 아시아 최강의 반열에 올라섰다. 순수 아시아인으로는 좀처럼 넘보기 어렵던 9초대의 벽을 연이어 깼다. 중국에서는 이미 9초대 선수를 배출했다.
엄청난 자극제가 아닐 수 없다. 침체 국면에 있는 한국육상에서 끊임없이 자기발전을 하고, 기록을 단축해 나가는 선수는 김국영이 유일하다. 팔치기를 더욱 강하게 하고 상하체 밸런스 훈련에 매진하며 끊임없이 성장하고 있다. 이날도 김국영은‘발전’을 얘기했다. 비공인 기록임에도 10초03은 아쉽다고 했다. “이러한 정도의 바람이라면 9초대를 끊었어야 했다 바람이 너무 많이 불어 몸의 균형이 흔들렸다. 스타트보다 레이스 중후반 스퍼트에 초점을 맞추고 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국영은 아쉬움을 뒤로 하고 10월 23일 200m 종목에 출전한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