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상무 “2년 동안 많이 느끼고 배워…도움 되는 삶 살겠다”[전문]

입력 2017-10-25 09:2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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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상무 “2년 동안 많이 느끼고 배워…도움 되는 삶 살겠다”[전문]

개그맨 유상무가 마지막 항암치료를 앞두고 편지를 통해 인사를 전했다.

유상무는 25일 오전 자신의 SNS를 통해 “여러분 정말 감사합니다. 견디기 힘들 때 마다 여러분이 해주시는 말씀 듣고 힘을 낼 수가 있었습니다”라며 “여러분을 통해서 잠시나마 암에 걸렸단 사실을 잊을 수 있었고 몇 기 일지 알 수 없었던 그 두려움에서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언젠가 말씀드렸듯 여러분들은 제게 항암제보다도 더 귀한 존재입니다. 참 고맙습니다”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좀 더 잘 살아보겠습니다. 싸워서 이겨내 보려합니다! 나를 위해서도 살고! 남을, 또 벗을! 위해서도 살아가겠습니다. 2년이라는 시간동안 정말 많은 것들을 경험하고 느끼고 배웠습니다. 저를 나무라시는 분들 역시 많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노력하겠습니다. 저보다 더 고통 받는, 저보다 힘없는, 그런 분들께 반드시 도움이 될 수 있는 삶을 살겠습니다. 그리고 저 역시 행복한 삶을 살겠습니다! 그것이 못난 저를 끝까지 응원해 주신 것과 제가 병을 이겨낸 이유라 가슴에 새기겠습니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4월 대장암 3기 판정을 받은 유상무는 4시간에 걸친 짧지 않은 수술 끝에 무사히 회복해 최근까지 항암 치료를 받았다.


<이하 유상무 SNS 글 전문>

To. 소중한 내사람들

여러분 정말 감사합니다.
견디기 힘들 때 마다 여러분이 해주시는 말씀 듣고 힘을 낼 수가 있었습니다!

저 처음에 라이브방송으로 소통하다가, 암이란 사실을 알았을 때... 입원 전까지. 약 십 일 동안 계속해서 여러분들을 만난 건 사실 절 위함이었습니다.

여러분을 통해서 잠시나마 암에 걸렸단 사실을 잊을 수 있었고 몇 기 일지 알 수 없었던 그 두려움에서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언젠가 말씀드렸듯 여러분들은 제게 항암제보다도 더 귀한 존재입니다. 참 고맙습니다.

좀 더 잘 살아보겠습니다. 싸워서 이겨내 보려합니다! 나를 위해서도 살고! 남을, 또 벗을! 위해서도 살아가겠습니다! 아직 끝나지 않은 싸움 이란걸 알고있습니다. 하루하루가 두렵고 불안한 삶을 살아야한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어쩌면 내 삶이 얼마 길지 않을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을 삼십대 나이에 수도 없이 해봤습니다.

항암 치료 하러 병원에 갔을 때 많은 어르신들을 보고 ‘왜? 난 이 나이에 이렇게 아플까?’. 또 소아들을 보고. ‘어른인 나도 이렇게 힘든데... 저리 작은 아이들은 얼마나 힘들까? 어쩌면 저 아이들의 부모님은 나보다 더 아프지 않을까...’. 새벽부터 각지에서 온 수 많은 아프신분들... 암걸린 어머니를 모시고 온 딸의 눈물... 희귀암에 걸리셨음에도 제게 힘내라고 웃으며 말씀해주신 옆병실 아저씨... 퇴원날 힘든 몸으로 편지를 전해주신 아주머니...그리고 수술후 아직까지도 깨어나지 못한 우리 아이들... 내가 병원에 있는 이른 이시간에도 ... 얼마나 많은 병원에서 더 많은 사람들이 이처럼 아파하고 있을까...

불과 세 네 시간 있는 동안에도 코드블루 라는 심정지 전문용어를 몇 번씩 듣게 되고... 그 병실의 가족들은 지금 얼마나 무서울까...어쩌면 마지막 순간일 수도 있으니...아픔이 없었으면 좋겠다. 모두가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만약 그럴 수 없다면... 부디 그들이 치료라도 걱정 없이 받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아...그냥 잠이 안 오고 여러분들께 감사의 맘을 전하고 싶어서 몇 자 적으려 했는데...넘 길어졌네요. 참 하고 싶은 말이 많았나봅니다.

2년이라는 시간동안 정말 많은 것들을 경험하고 느끼고 배웠습니다. 저를 나무라시는 분들 역시 많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노력하겠습니다.

꼭 이겨내고! 더 건강해져서! 제가 가까이에서 봐온... 저보다 힘든.. 저보다 더 고통 받는 ... 저보다 힘없는... 그런 분들께 반드시 도움이 될 수 있는 삶을 살겠습니다. 그리고 저 역시 행복한 삶을 살겠습니다!

그것이 못난 저를 끝까지 응원해 주신 것과 제가 병을 이겨낸 이유라 가슴에 새기겠습니다.

여러분.. 그리고 지금 내가 겪고 있는 모든 일들... 정말 감사합니다.

동아닷컴 최윤나 기자 yyynn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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