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현종, 사상 첫 KS-정규시즌 MVP 석권?

30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5차전 KIA타이거즈와 두산베어스 경기가 열렸다. 9회말 등판해 7-6 승리를 지키며 우승을 확정지은 KIA 양현종이 포수 김민식과 환호하고 있다. 잠실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야구팬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했던 2017 프로야구가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정규시즌에 이어 포스트시즌까지 매 경기 흥행대박을 연출하며 국민 스포츠의 위용을 다시 한번 뽐냈다. 치열한 혈투 끝에 가장 높은 곳에 오른 팀은 KIA였다. KIA는 정규시즌 우승에 이어 한국시리즈(KS) 우승까지 차지하며 통합 우승의 대업을 달성했다. 2009년 이후 8년 만에 이룬 쾌거다.

‘V11’의 원동력은 9개 팀을 압도하는 선발진과 막강타선의 활약이었다. KIA는 5월부터 정규시즌 1위에 오른 뒤 단 한번도 2위로 내려가지 않았는데, KS무대에서도 디펜딩 챔피언 두산을 압도하며 승부를 5차전 만에 끝냈다. 그 중에서도 단연 활약이 돋보였던 선수는 ‘에이스’ 양현종(29)이었다. KIA의 올 한해는 양현종으로 시작해 양현종으로 끝났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그는 홈 개막전 선발투수로 정규시즌을 시작한 뒤 KS 5차전에서는 마무리투수로 등판해 마침표를 직접 찍었다.

KS를 치르는 과정은 누구보다 고단했다. 양현종은 팀이 1차전에서 패한 뒤 2차전 선발투수 역할을 맡았다. 9회까지 122개의 공을 던지는 괴력투를 선보이며 1-0 완봉승을 이끌었다. 이후 3일 휴식을 취하고 5차전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마지막 9회를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세이브를 추가해 KS 2경기에서 1승1세이브 방어율 0을 기록해 시리즈 MVP를 거머쥐었다.

이미 최고의 왕관을 썼지만 그에게는 아직 한 개의 트로피가 더 남아있다. 바로 정규시즌 MVP다. 한국프로야구 역사상 정규시즌 MVP와 KS MVP를 한해 동시에 석권한 선수는 단 한명도 없었다. 양현종이 정규시즌 MVP까지 받게 되면 최초의 기록을 쓰게 된다. 양현종은 정규시즌 31경기에서 20승6패 방어율 3.44의 성적을 올려 1995년 이후 22년 만에 토종선발투수 20승 고지를 밟았다. MVP 선정은 매우 유력한 상황이다.

정규시즌 MVP는 6일 열리는 ‘2017 타이어뱅크 KBO 시상식’에서 발표된다. 양현종과 MVP 경쟁을 벌이는 선수로는 정규시즌 46홈런을 기록한 SK 최정(30)이 있다.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