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엑터스 김동식 대표, 故 김주혁 추억…“사랑해, 고마웠다 내 동생” [글 전문]

입력 2017-11-03 08: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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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엑터스 김동식 대표, 故 김주혁 추억…“사랑해, 고마웠다 내 동생” [글 전문]

나무엑터스 김동식 대표가 故김주혁을 추억했다.

김동식 대표는 3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지난 4일은 저에게 이 세상이 전부 멈춰버린 것 같은 순간이었다. 세상과 단절되어서 날씨가 어떤지, 지금이 몇신지, 내가 배는 고픈지, 밥은 먹었는지도 느끼지 못한 채. 심지어 고3 딸의 걱정도, 가족에 대한 생각도 모두 하지못한 채 한 사람에 대한 생각만으로 정신없이 빈소를 지키고 있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주혁이 아버님, 어머님의 장례를 종도형과 함께 내손으로 다 치렀는데 주혁이의 영정사진을 보면서 내 손으로 이놈의 장례를 치르게 될 줄은 꿈에도 생각해본 적이 없다"면서 황망한 마음을 전했다.

김동식 대표에 따르면 19년 전 김주혁과 처음 만났고 함께 일한 지는 16년이다. 더불어 김동식 대표는 글과 함께 공개한 사진을 설명하기도 했다. 김주혁이 '더 서울 어워즈'에서 영화 '공조'로 남우조연상을 수상한 날 찍은 것으로 사진에는 김동식 대표, 김종도 대표, 김주혁, 박서원의 모습이 담겼다.

이에 대해 김 대표는 "지난 금요일에 찍은 저 즐거운 장면이 마지막 추억 사진이다. 나에겐 멋있고 좋은 동생 우리 딸에겐 재미난 삼촌 우리 가족 모두의 자랑거리였다"고 추억했다.

마지막으로 김 대표는 "눈물이 멈추질 않는다. 눈물이 멈추질 않는다, 이 글을 쓰면서 주혁이와의 행복한 추억이 너무나 많이 떠오르는데, 그런데 눈물이 멈추질 않는다. 0사랑한다. 영원히 잊지 않겠다. 고마웠다 내 동생"이라고 인사를 건넸다.

김주혁은 지난 10월 30일 차량전복 교통사고로 사망했다. 발인은 2일 진행됐으며 고인은 충남 서산시 대산읍에 위치한 가족 납골묘에 안치됐다.


<다음은 글 전문>

지난 4일은 저에게 이 세상이 전부 멈춰버린 것 같은 순간이었습니다. 세상과 단절 되어서 날씨가 어떤지, 지금이 몇시인지, 내가 배는 고픈지, 밥은 먹었는지도 느끼지 못한 채. 심지어 고3딸의 걱정도, 가족에 대한 생각도 모두 하지 못한 채 한사람에 대한 생각만으로 정신없이 빈소를 지키고 있었습니다

주혁이 아버님, 어머님의 장례를 종도형과 함께 내손으로 다 치렀는데 주혁이의 영정사진을 보면서 내손으로 이놈의 장례를 치르게될 줄은 꿈에도 생각해본 적이 없습니다. 발인을 하고 장지에 가서 주혁이를 묻고 집앞에 도착한지 한시간 차 안에서 멍하니 앉아서 이 글을 쓰고 있습니다.

주혁이와의 첫만남으로부터 19년, 같이 일한 지 16년 동안 쌓아논 행복한 추억을 이글에 쓰고 싶었고 주혁이가 얼마나 근사한 배우였는지 쓰고 싶었고 주혁이가 얼마나 착하고 귀여운 동생이었는지 쓰고 싶었지만 그러지 않겠습니다

혹여 그 추억을 쓰고나면 우리 우정의 무게가 가벼워질까 봐, 혹여 그 좋았던 시절을 얘기하고 나면 그추억이 일찍 잊혀지고 흩날리게 될까 봐. 평생 소중한 추억으로 내 가슴속 깊은 곳에 남겨두도록 하겠습니다

지난 금요일에 찍은 저 즐거운 장면이 마지막 추억 사진입니다. 나에겐 멋있고 좋은 동생 우리 딸에겐 재미난 삼촌 우리 가족 모두의 자랑거리였습니다. 정신을 차리고 그 간 밀린 일과 해야할 일을 떠올려 보는데 생각나는 건 삼우제와 49제를 내 손으로 정성껏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이 제일 먼저 듭니다.

눈물이 멈추질 않습니다. 눈물이 멈추질 않습니다. 이 글을 쓰면서 주혁이와의 행복한 추억이 너무나 많이 떠오르는데, 그런데 눈물이 멈추질 않습니다. 사랑합니다 영원히 잊지 않겠습니다. 고마웠다 내 동생.

동아닷컴 전효진 기자 jhj@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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