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지훈 “실제 연애도 츤데레, 보고 싶을 땐 무조건 달려갑니다”

입력 2017-11-06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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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츤데레’로 여기는 연기자 김지훈은 어느새 데뷔 10년차에 접어들었다. 더 넓어진 시야로 프로페셔널의 ‘냉철함’을 찾아가고 있다. 사진제공|플라이업엔터테인먼트

■ MBC 주말드라마 ‘도둑놈, 도둑님’서 인생캐릭터 만난 김지훈

예전엔 내 연기 내가 봐도 창피
10년차에 프로의식 생겼고
15년차 되니 극중 캐릭터와 한 몸

늘 연기에 목말랐던 나
지금은 오로지 작품에만 집중할 수 있어


김지훈(36)은 연기하길 참 잘 했다 싶다. 평소 모든 것에 쉽게 질리는 성격이지만 연기만큼은 예외다. 2002년 KBS 2TV ‘러빙 유’로 데뷔해 15년 동안 해온 연기에 대해서는 “질리지 않았다”고 했다. 그 스스로도 “다행이다”고 말할 정도다.

앞으로도 이 모습은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한다. 내가 아닌 가상의 다른 사람의 인생에 파고드는 것은 매번 같지만 이번에는 색다른 기분을 맛봐서다. 자신 있게 “적성에 잘 맞는 직업”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도 그래서다.

그러나 “직업 자체에 만족하는 만큼 갈증도 크다”고 말한다. 데뷔하고부터 큰 어려움 없이 평탄한 활동을 벌이며 각종 드라마에서 주인공을 도맡고 있지만 “바라보는 사람의 관점에 따라 평가는 달라질 수 있다”고 했다. 그래서 자신에게는 후한 점수를 주지 않는다.

김지훈은 “제가 가야 할 길은 아직도 한참 남았다”며 “지금보다 높은 위치에 서 있다고 할지라도 답변은 같을 것이다. 몇 년 전의 제 연기를 보면 그렇게 창피하다. 갈증을 느끼는 것이야말로 연기자라는 직업의 숙명이다”고 말했다.

그렇다 하더라도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 연기에 대한 만족도를 조금씩 채워가는 동안 그에게 커다란 변화가 찾아왔다. 10년차에 들어서며 프로의식에 대한 무게감을 온몸으로 느끼며 작품을 대하는 자세가 달라졌고, 시야도 넓어졌다. 2010년 군 입대 직전 마지막으로 출연한 SBS ‘별을 따다줘’를 통해 더욱 절감했다. 2012년 제대하고 달라진 이유다.

“저는 성과로 돈을 받는 프리랜서이지 않나. 하하! 프로의 개념을 인지하면서 제가 일하는 세계의 냉정함을 실감했다. 예전에는 ‘내 할 일만 하자’고 했는데 지금은 극의 전체적인 흐름을 파악하게 됐다. 책임감이 커졌다. 어떤 일이든 최소한 10년 정도 하면 알게 되는 것 같다.”

연기자 김지훈. 사진제공|플라이업엔터테인먼트


그 후로 5년이 더 흘렀다. 거의 매년 한 편씩 드라마에 출연하며 5일 MBC 주말드라마 ‘도둑놈, 도둑님’도 무사히 마쳤다. 극중 어려운 환경을 딛고 검사로 출세하는 인물을 연기했다. 1∼50회까지 치열하게 살아가는 캐릭터 덕(?)에 “체력보다 정신적으로 지치는” 시간이었다.

“역할로서 충실하려고 노력했다. (인물의 공식 소개처럼)혼자서 뼈를 깎는 노력을 하는 것은 힘들고. 하하! 대본을 읽으면 상황이 머릿속에 그려져 어렵진 않았다. 캐릭터가 살아야 김지훈이란 연기자도 살 수 있는 것이기에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했다.”

이는 캐릭터와 동질감을 찾는 과정이기도 하다. 대학(아주대)에서 심리학을 전공한 그는 “대학 때 공부를 열심히 했다면 지금보다 더욱 조리 있게 대사로 상황을 표현하고 행동으로 옮길 수 있었을 텐데(웃음)”라며 아쉬워한다.

그는 한 템포 쉬어갈 필요가 있다면 언제든 노래방으로 향한다. 체질적으로 술을 마시지 못하지만 친구들과 노래를 부를 수 있는 주점에 가면 그는 마이크를 쥔다.

김지훈은 “댄스가요부터 발라드, 팝, 일본노래 등 선곡표가 다양하다. 몸에서 술을 잘 못 받아들이는 것도 있지만 저는 술을 마시면 노래를 잘 못한다”며 “필라테스와 연예인 농구팀 소속으로 코트를 뛰는 게 여가 활동이다”고 했다.

마지막 연애도 1년 전이고, 지금은 연기 외에 눈을 돌리고 싶지 않다. “제가 지금 몇 살인지 모르겠다”고 웃는 그는 “나이가 중요한 게 아니어서” 나이라는 숫자에 개의치 않고 연기에만 집중해 “더 멀리, 높이 나아가고 싶은” 마음이다.

“장기적인 계획은 세우지 않는다. 길어 봤자 일주일 정도? 당장 한두 발 정도만 내다본다. 멀리 앞을 내다보느라 당장 할 일을 못하는 것보다 하루하루 후회 남지 않게 보내는 게 더욱 보람되고 알차다고 생각한다.”

가정을 꾸리는 것도 조금 더 천천히 생각하려 한다. 3남매 중 형과 누나가 결혼해 막내인 그는 상대적으로 압박이 덜하다. “츤데레” 성격인 그는 여자친구에게 겉으로 드러나게 잘 해주는 스타일은 아니다. 하지만 일하는 중에 잠깐이라도 여유가 생기면 만나러 달려가곤 했다. 그는 “직업적 특수함을 이해해줄 수 있는 여성이었으면 좋겠다”며 이상형을 바랐다.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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