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구구단 “‘코코코코코 입!’ 놀이에 구구단만의 달콤함 더했죠”

입력 2017-11-09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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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구단이 신곡 ‘초코코’로 8개월 만에 돌아왔다. 대형 아이돌 가수들의 틈바구니 속에서 활동에 나선 이들은 “경쟁보다 무대를 즐기겠다”고 말했다. 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 싱글 ‘초코코 팩토리’와 함께 8인조로 돌아온 깜찍 걸그룹 구구단

영화 ‘찰리와 초콜릿 공장’에서 모티프
초등학생도 출 수 있는 춤 ‘킬링포인트’
뮤비서 B급 코드 연상? 망가져도 좋아

쟁쟁한 선배 컴백? 차별화로 정면 승부
발라드 ‘스노볼’로 다시 ‘고막여친’ 도전
건강문제로 불참한 소이 몫까지 파이팅


걸그룹 구구단의 어깨가 무겁다. 지난해 6월 데뷔한 후 비슷한 시기에 가요계 첫 발을 내디딘 ‘동기’들에 비해 눈에 띄는 성적을 거두긴 했지만, 앞으로 헤쳐 나가야할 길이 아직 멀기만 하다.

대중적인 인기 확보나 팬덤 확장은 물론, 멤버들 가운데 독보적 인기를 얻는 김세정의 활약으로 생겨난 ‘김세정의 걸그룹’이란 이미지에서도 탈피해야하는 등 과제가 많다.

8일 싱글 ‘초코코 팩토리’로 8개월 만에 돌아온 이들은 “모든 조건을 충족시킬 자신이 있다”라고 말했다. 데뷔 1∼2년차들에게 볼 수 있는 패기다. 구구단은 이날 오후 서울 광장동 예스24라이브홀에서 쇼케이스를 열고 “구구단의 이름을 조금이라도 알릴 수 있게 해준 (김)세정에게 고맙다”면서 “점차 대중들에게 그룹 전체를 알리는데 노력하면서 언제 어디서든 우리의 음악을 찾게 하는 것”이 이번 활동의 목표라고 했다.

이들의 포부는 음반 전체에서 묻어난다. 타이틀곡 ‘초코코’는 어릴 적 누구나 한번씩 불러봤던 ‘코코코코코 눈, 코코코코코 입’이라는 ‘코코코’가 생각나는 반복적인 후렴구가 특색이다. 귀에 쏙 박히는 ‘후크송’으로 대중들에게 한층 더 가까이 다가가겠다는 의지다.

세정은 “초등학생들도 쉽게 따라 출 수 있는 춤 동작이 킬링 포인트다. 멜로디도 굉장히 쉬워 듣자마자 따라 부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무대에서 연기하는 아이돌 극단’이라는 기본 콘셉트에 따라 데뷔 후부터 변신에 변신을 거듭해오는 것도 이들만의 강점이다. 새 음반은 할리우드의 명장 팀 버튼 감독의 영화 ‘찰리와 초콜릿 공장’에서 모티프를 따왔다. 이들은 앞서 데뷔음반에서는 동화 ‘인어공주’를, 2월 발표한 미니앨범에서는 카라바조의 회화작품 ‘나르시스’를 테마로 삼았다.

“새롭게 뭔가 선보여야하는 부담에 고민이 많았다. 하지만 그 만큼 기대도 많이 했다. 구구단은 다양한 콘셉트를 소화할 수 있는 최적화된 그룹이다. 이번에는 최대한 명화 속 캐릭터와 가까워지려고 노력했다. 당(糖)이 떨어지면 당을 섭취하기 위해 초콜릿을 먹지 않나. 구구단을 보면서 충전했으면 좋겠다.”(세정)

걸그룹 구구단. 맨 왼쪽 상단부터 시계 방향으로 세정-하나-해빈-혜연-샐리-미미-미나-나영. 스포츠동아DB


이들은 듣는 재미와 보는 재미, 두 가지 모두 강조했다. 뮤직비디오에서 걸그룹 답지 않게, 틀에 박힌 모습에서 벗어났다. 그저 예뻐 보이려고만 하지 않고, ‘B급 코드’가 떠오를 정도로 망가지는 것도 서슴지 않았다. 뮤직비디오 연출은 독특한 아이디어로 유명한 디지페디가 맡았다.

“영화에서처럼 움파룸파족의 댄스를 추면서 각종 초콜릿 모양의 탈을 썼다. 크로마키 기법을 이용해 각양각색의 재미있는 스타일에 도전했다. 새로운 시도를 하는 것 같아 망가지는 것을 걱정하지 않고 재미있게 촬영했다.”(혜연)

구구단은 ‘11월 대전’이라 일컬을 정도로 대형 아이돌 가수들이 대거 컴백해 경쟁이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시기에 새 음반을 내놓게 됐다. 슈퍼주니어 블락비 세븐틴 어반자카파 EXID 소나무 몬스타엑스 워너원 등과 함께 차트 순위경쟁을 해야 한다. 또 이미 음원차트에서 장기집권 중인 남성듀오 멜로망스와 트와이스, 에픽하이 등도 피할 수 없는 경쟁 상대다.

“컴백 준비를 하면서 쟁쟁한 선배들의 (컴백)소식을 접하게 됐다. 워낙 경력도 오래됐고, 높은 인기를 자랑하는 선배들이라 걱정이 많았다.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는 말처럼 구구단의 차별화된 콘셉트로 달콤함을 선사할 각오가 되어 있다. 음원차트에서 좋은 성적을 기대하기 보다는 우리만의 즐거움을 드리겠다.”(하나·미나)

이들은 단지 보여주는 것에 그치지 않겠다는 각오도 내비쳤다. 세정, 해빈, 미미, 혜연 등 보컬 멤버들을 주축으로 ‘고막 여친’(달콤한 목소리로 노래를 불러주는 여자가수라는 뜻의 신조어)의 매력도 어필한다. 구구단은 그동안 솔로 활동에서 ‘낭만닥터 김사부’, ‘학교 2017’ ‘이번 생은 처음이라’ 등 다수의 드라마 삽입곡을 불렀다.

“이전 음반에서 ‘일기’라는 발라드 곡을 팬들이 가장 사랑해줬는데, 이번 음반에는 ‘스노 볼’이라는 발라드 곡이 들어있다. 서정적인 멜로디와 풍부한 감성을 잘 살려 ‘고막 여친’이 되고 싶다.”(미나)

이날 컴백 쇼케이스에는 아쉽게도 멤버 소이가 건강 문제로 함께 하지 못했다. 방송 활동도 모두 불참한다. 세정은 “빨리 나아서 우리와 함께 활동했으면 좋겠다. 소이도 많이 응원해주고 있다. 소이 몫까지 꼭 해내겠다”고 말했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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