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영화를 통해 곽도원도 한 번의 변신을 꾀했다. 지금까지 본 적 없었던 곽도원의 소년미가 가득 담겼다고 할까. 하지만 곽도원은 자신의 캐릭터적 변신이 아닌, 영화에 담긴 메시지를 관객들이 받아드리길 바라고 있었다. 앞으로 그가 더 변신해보고 싶은 캐릭터가 있을까.
“연기 초년병 때는 그런 생각을 했어요. 근데 작품은 계속 있는 게 아니고, 시나리오가 들어오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더라고요. 재밌겠다고 생각하는 거지 어떤 역할을 하고 싶었는데, 그게 나에게 들어오지도 않더라고요. 근데 영화 ‘신세계’에서 정청(황정민 분)같은 역할을 한 번 해보고 싶어요. 깡패를 한 번도 안 해봤거든요.”
그러면서 한 편으론 기대하게 되는 곽도원의 멜로 영화다. 한 번도 그의 정통 멜로 연기를 본 적이 없기 때문.

“로맨스는, 이번에 ‘강철비’에서 제가 우성이에게 어떤 대사를 하는데 그게 너무 닭살 돋더라고요. 그래서 감독님이 다른 대사로 고쳐주셨어요. ‘뭐 타는 냄새 안 나?’ 이런 대사를 제가 한다고 생각해보세요(웃음). 근데 ‘너는 내 운명’ 같은 영화는 괜찮을 것 같아요. 저도 제 모습을 아는데, 정말 멜로 영화의 대사는 아니지 않나 싶고요(웃음).”
그러면서 곽도원은 공개 연애에 대한 생각을 자연스럽게 이어갔다. 그는 “공개연애요? 죽어도 안 해요(웃음). 하고 싶어서 한 것도 아니고요. 빨리 장가나 갔으면 좋겠어요”라고 대답했다.
결론적으로 ‘강철비’는 곽도원에게 자신의 캐릭터를 알리기 위함이 아닌, 하나의 메시지를 던지고자 시작했던 영화였다. 그랬기에 그에게 이번 영화가 남다른 의미를 지니는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들 정도.

“예전에 극단에 있을 때부터 대표님께서 늘 하셨던 말씀이 ‘배우는 무정부주의여야 하고 회색분자여야 한다’는 거였어요. 어릴 때부터 그렇게 배웠고요. 촛불집회에 나가서 정권이 바뀌길 바랐어도, 지금 정부에 문제가 있다면 배우로서 영화나 연극이라는 매체를 이용해 표현할 수 있는 용기를 보여주고 싶어요. 재미도 재미지만 예술이라는 단어가 직업에 포함된 사람들은 사명감을 갖고 세상에 질문을 던질 수 있는 작업을 하는 게 숙명이 아닌가 싶어요.”
동아닷컴 최윤나 기자 yyynn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