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몰볼로 다시 일어선 우리은행

입력 2017-12-18 05:45: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사진제공|우리은행

어천와·김정은, 더블포스트 공백 최소화
리바운드 줄었지만 스틸 늘어…수비폭↑


여자프로농구는 올 시즌에도 ‘우리은행 천하’일까?

우리은행은 여자프로농구(WKBL) 5시즌 연속 통합우승(정규리그·플레이오프)을 차지한 강팀이지만, 오프시즌에 전력 누수가 있었다. 토종 센터 양지희(33)가 은퇴했다. 존쿠엘 존스(23·코네티컷)와도 재계약이 불발됐다. 더블포스트가 고스란히 전력에서 이탈했다. 그동안 확률 높은 공격과 강력한 리바운드를 앞세워 막강한 전력을 뽐내온 우리은행의 근간을 흔드는 변화였다.

개막 2연패를 당할 때만해도 우리은행을 향한 우려의 시선이 컸다.

우리은행은 개막 2연패 이후 13경기에서 12승1패를 기록 중이다. 존스의 빈자리는 나탈리 어천와(25)가 대신하고 있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으로 우리은행 유니폼을 입은 김정은(30)이 양지희의 공백을 최소화 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5시즌 연속 우승을 이어오는 내내 더블포스트를 구축해왔지만, 올 시즌에는 싱글포스트로 팀을 꾸렸다. 스몰포워드 김정은이 상대 파워포워드를 도맡는 스몰라인업이지만 체력부담이 커질 때는 노장 임영희(37)까지 포스트 수비에 나선다.

높이가 낮아진 대신 수비 폭은 더 넓어졌다. 스틸을 통해 손쉬운 득점으로 연결한다. 실제로 우리은행은 지난시즌보다 리바운드는 줄었지만(2016∼2017시즌 45.1개·2017∼2018시즌 41.7 개) 스틸은 늘었다(2016∼2017시즌 7.0개·2017 ∼2018시즌 8.4개). 스몰라인업의 매력이다.

공격은 외곽에서 박혜진(27), 임영희가 어천와와 2대2플레이를 전개하는 횟수가 늘었다. 2대2가 여의치 않을 경우에는 김정은, 최은실 등이 상대 빅맨을 끌어내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는 역대급 높이를 자랑하는 KB스타즈를 깨기 위한 방안이기도 하다. 이처럼 상황에 따라 변화하면서 이기는 방법을 찾아내는 우리은행은 위기에서 더 강해진다. 강팀이 이기는 것이 아니라 이기는 팀이 강팀이라고 한다. 스스로 진화하는 우리은행은 그래서 강팀이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