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커 토픽] 소속팀 챔스 출전에 운명 갈리는 ‘중국파 4총사’

입력 2017-12-27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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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프로축구의 제도 변화에 한국도 자유롭지 않다. 외국인선수 제한 정책이 강화되면서 중국무대를 누빈 전·현직 태극전사들의 거취가 큰 관심이다. 아시아쿼터 폐지와 맞물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출전여부도 잔류에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한국대표팀 김영권∼김기희∼홍정호∼김주영의 A매치 모습. 스포츠동아DB

中 리그 아시아쿼터 폐지…챔스리그선 유효
챔스 진출 김영권·김기희 여전히 효용 가치
소속팀 챔스 탈락 홍정호·김주영 이적 무게


중국 프로축구는 최근 굉장히 큰 변화를 결정했다. 외국인선수 보유제한 규정의 변화다. 이달 초 중국축구협회는 자국리그 각 구단들에 공문을 전달했다. 2018시즌부터 아시아축구연맹(AFC) 가맹국 국적 선수를 추가로 데려올 수 있는 아시아쿼터를 폐지하고 외국인선수 숫자를 제한한다고 통보했다.

이에 따라 슈퍼리그(1부) 소속 구단들은 2018시즌부터 기존 5명에서 4명으로, 갑(甲·2부) 리그 팀들은 3명으로 외국인선수 정원을 축소해야 한다.

단순히 인원만 제한한 것이 아니라 출전에도 제약을 둔다. 실제 그라운드를 누빌 수 있는 외국인선수는 슈퍼리그 3명, 갑 리그 2명이다.

엄청난 자금력을 앞세워 전 세계의 내로라하는 특급 외국인선수들을 쇼핑했지만 오히려 자국 선수들의 성장이 더뎌지자 중국 축구협회가 해법 마련에 나선 결과다. 내친 김에 시즌 전체 등록선수도 축소시켰다. 여름·겨울이적시장에서 데려와 등록할 수 있는 외국인선수 총원은 6명이다. 예년보다 1명이 줄어들었다.

최근 몇 년째 투자가 위축되는 K리그 현실에서 잠시나마 엘도라도처럼 비쳐졌던 중국이지만 이렇듯 더 이상 매력적이지 않다. 행선지만 다를 뿐 많은 선수들이 줄지어 중국에서 이탈하는 분위기다.

황일수(30·옌볜 푸더)는 K리그 클래식(1부리그) 울산 현대행이 유력하고, 황석호(28·톈진 테다)는 일본 J리그 시미즈 S펄스로 향했다. 정우영(28·충칭 리판)도 J리그 친정팀 빗셀 고베 유니폼을 입을 전망이다.

그러나 여전히 새 행선지를 구하지 못한 선수가 여럿이다. 공교롭게도 수비진에 몰려있다. 김영권(27·광저우 에버그란데)∼홍정호(28·장쑤 쑤닝)∼김기희(28·상하이 선화)∼김주영(29·허베이 화샤) 등 전·현직 국가대표 4명이 불투명한 미래에 직면했다. 줄어드는 출전시간과 좁은 입지 탓에 이들은 진짜 속내와는 상관없이 끊임없는 이적 루머에 휩싸였다.

하지만 각자의 입장이 전부 똑같다고 보기는 어렵다. 변수는 내년 AFC 챔피언스리그 출전 여부다. AFC는 중국축구협회의 새로운 제도도입과 별개로 여전히 아시아쿼터를 유지한다. 예년과 마찬가지로 다국적 3명에 AFC 회원국 선수 1명이 그라운드를 밟을 수 있다.

광저우 김영권.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바로 여기서 김영권, 김기희에게 주어진 선택의 폭이 넓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둘의 소속 팀 광저우 에버그란데와 상하이 선화는 별도의 플레이오프(PO)를 거치지 않고 아시아 클럽 무대 조별리그에 참여한다. 외국인선수 4명 보유와 이 가운데 3명이 출전한다는 규정은 로컬 룰이다. 챔피언스리그 등록과는 전혀 다른 문제다.

여러 축구인들은 “챔피언스리그에 출전할 중국 슈퍼리그 팀들이 아시아쿼터를 포기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한 유력 에이전트도 “선수가 자신을 받아줄 구단을 찾는 것도 어렵겠지만 소속 팀도 안정적인 시즌 운영을 위해 최대한 많은 선수들을 필요로 할 수 밖에 없다. 선수 등록과 운영에 차이를 두고 잔류시킬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소속팀이 챔피언스리그 출전에 실패해 아시아쿼터의 도움을 받지 못할 홍정호, 김주영은 이적에 무게가 실린다. 특히 홍정호는 1군 엔트리에서 완전히 배제됐다. 반년 넘도록 실전에 나서지 못했다. 더 이상의 공백기는 곤란하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나온다. 한 프로 팀 감독은 “뛰지 못하는 선수는 생명을 잃은 것”이라고 꼬집었다.

얼핏 보기에는 같아 보이지만 전혀 다른 상황을 맞이한 중국 슈퍼리그 코리안 4총사에게 어떤 운명이 기다리고 있을까. 이래저래 복잡하고 스산한 2017년의 12월 말이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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