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행 운명 갈린 스노보드 황제와 쇼트트랙 황제

입력 2018-01-30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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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노보드 황제 숀 화이트의 아름답고 경이적인 점프를 평창에서 직접 만날 수 있다. 평창에는 겨울왕국 슈퍼스타들이 총 출동한다. 스키 여왕 린지 본에게 평창은 마지막 올림픽 무대다. 일본의 국민스타 하뉴 유즈루를 응원하기 위해 수 천 명의 일본 팬이 평창으로 향한다. 화이트는 얼굴을 62바늘이나 꿰매는 부상을 당했지만 명예회복을 위해 평창으로 달려온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열흘 앞으로 다가온 2018평창동계올림픽의 출전 엔트리가 확정됐다. 이는 곧 ‘꿈의 무대’만을 바라보고 달려온 선수들의 운명이 갈렸음을 뜻한다. 어렵사리 출전권을 따낸 전 세계 국가대표들은 평창올림픽에서 제 기량을 펼치게 된 반면, 문턱을 넘지 못한 이들은 쓰디쓴 입맛을 다시게 됐다.

우여곡절 끝에 평창행을 확정지은 대표적인 스타는 ‘스노보드 황제’ 숀 화이트(32·미국)다. 2006토리노동계올림픽과 2010밴쿠버동계올림픽 하프파이프에서 2연패를 달성하며 스노보드 1인자로 우뚝 선 화이트는 사실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평창올림픽 출전이 불투명했다. 미국은 총 네 차례 대회 성적을 합산해 상위 3명에게 평창행 티켓을 부여하기로 했는데 화이트는 두 번째 대회까지 줄곧 4위에 머물렀기 때문이다. 지난해 10월에는 훈련 도중 얼굴을 다쳐 62바늘을 꿰매는 불운을 겪기도 했다.

그러나 반전이 기다리고 있었다. 화이트는 14일(한국시간) 미국 콜로라도에서 열린 국제스키연맹(FIS) 월드컵 하프파이프 3차시기에서 100점 만점을 받아 단숨에 랭킹 포인트 1위로 올라섰다. 당시 우승을 통해 평창행을 확정지은 스노보드 황제는 미국 콜로라도에서 열리는 동계 X-게임도 건너뛴 채 통산 세번째 동계올림픽 금메달을 향해 숨을 고르고 있다.

빅토르 안.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이와 달리 ‘쇼트트랙 황제’ 빅토르 안(33·러시아·한국명 안현수)은 평창행을 코앞에 두고 시련을 겪고 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승인한 러시아 선수단 169명에서 제외됐기 때문이다. 현재로선 IOC가 자체적으로 벌인 도핑(금지약물)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했다는 관측에 무게가 쏠리고 있다. 동계올림픽 통산 6관왕에 빛나는 안현수는 그러나 이러한 판정에 반기를 들었다. IOC 토마스 바흐 위원장에게 공개서한을 보내며 항의를 표했고, 함께 고배를 마신 동료들과 법적 소송을 강구하고 있다.

올림픽 전문매체인 인사이드더게임스는 29일 “평창올림픽 출전이 불발된 러시아 피겨스케이팅 페어 크세니아 스톨보바와 이반 부킨이 스위스 법원에 IOC를 제소하기로 했다. 이들을 비롯해 빅토르 안과 스피드스케이팅 데니스 유스코프, 파벨 쿨리즈니코프 등도 동참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평창올림픽 개막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이들이 극적으로 구제를 받을 가능성은 그리 높아 보이지 않는다.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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