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α’ 김신욱 합격점…대표팀, 투 톱으로 가닥 잡나

입력 2018-02-01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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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대표팀 손흥민-김신욱(오른쪽). 스포츠동아DB

몰도바·자메이카전 투 톱 실험
이근호-김신욱 등 가시적 성과
4-4-2 위주로 16강 전략 구상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축구국가대표팀의 최근 화두는 ‘투 톱’이다.

한국축구가 주로 활용한 포메이션은 원 톱을 기반으로 한 4-2-3-1이었다. 울리 슈틸리케(독일) 전 감독 시절에도, 또 그 이전에도 한동안 대표팀의 메인 라인업으로 사용했다. 신태용(48) 감독도 이란(홈) ∼우즈베키스탄(원정)으로 이어진 지난해 8∼9 월의 2018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마지막 2연전 때 4-2-3-1에 맞춰 지휘했다.

그런데 최근 기류가 달라졌다. 투 톱을 배치하는 4-4-2 포메이션이 전면에 등장해 눈길을 끈다. 한동안 침체기를 걷던 한국축구는 지난해 11월 콜롬비아∼세르비아로 이어진 A매치 2연전을 통해 부활의 신호탄을 쏘았다.

당시 대표팀 벤치가 내놓은 포메이션이 4-4-2 였다. 2경기 모두 손흥민(26·토트넘 홋스퍼)과 이근호(33·강원FC)가 출격해 만족스러운 성과를 냈다. 12월 도쿄에서 개최된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에서도 4-4-2가 등장했다. 중국전은 4-2-3-1, 북한전은 3-4-3으로 풀어갔지만 마지막 일본전에서 4-4-2로 나서 4-1 쾌승을 일궜다. 국제축구연맹(FIFA) A매치 기간이 아니라 합류하지 못한 손흥민 대신 김신욱(30·전북 현대)이 그 역할을 했다.

축구대표팀 이근호. 스포츠동아DB


월드컵 최종엔트리에 합류할 마지막 퍼즐조각을 찾기 위해 대표팀의 동계강화훈련이 진행 중인 터키 안탈리아에서도 4-4-2가 가동되고 있다. 몰도바∼자메이카전 전부 투 톱을 활용했다. 진성욱(25·제주 유나이티드)-김승대(27·포항 스틸러스), 김신욱-이근호 조합이 나름의 성과를 냈다. 신태용호가 치른 11차례 A매치 가운데 5경기가 투 톱을 바탕으로 진행된 것이다.

신 감독은 전술변화에 능동적인 지도자로 손꼽힌다. 쓰리백이 뒷문을 차단하는 3-4-3도 3번이나 시도됐다. 지난해 10월 러시아∼모로코 원정 2연전과 북한전이다. 이렇듯 다양한 실험을 하는 데 신태용 감독은 용감하다. 지난해 ‘FIFA U-20(20세 이하) 월드컵 코리아 2017’에 출격한 U-20 대표팀을 이끌 때도, 2년 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 나선 U-23 대표팀을 지휘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손흥민과 그의 맞춤형 알파(α)가 호흡을 맞추는 것도, 김신욱-이근호가 궁합을 이루는 것 모두 이제는 어색하지 않다. 많은 현장의 축구인들도 “대표팀이 투 톱에 각별한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코칭스태프가 많이 연구한 것 같다. 완성도만 좀더 높아지면 아주 훌륭한 무기가 될 것”이라고 칭찬한다. 월드컵 본선의 선전을 위해 메인 전략을 확실히 다지는 것도 중요하지만 최대한 여러 가지 무기를 준비하는 다양성도 필요하다. 더구나 1월 이후의 테스트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플랜A와 플랜B의 경계가 모호해진 대표팀의 요즘은 그래서 더 반갑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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