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통일 꿈꾸는 전북-알짜 수혈한 울산·수원 ‘왕의 전쟁’

입력 2018-02-26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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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1(기존 클래식)은 2012년 이후 스플릿 라운드를 도입해 상위 1∼6위, 7∼12위가 별로로 팀당 5경기를 치른다. 매 시즌 상위 스플릿 진출을 위한 경쟁도 치열했다. 2018년에도 상위 스플릿에 포함되기 위한 각축전이 예상된다. 사진은 지난해 우승팀 전북 현대. 스포츠동아DB

K리그1(기존 클래식)은 2012년 이후 스플릿 라운드를 도입해 상위 1∼6위, 7∼12위가 별로로 팀당 5경기를 치른다. 매 시즌 상위 스플릿 진출을 위한 경쟁도 치열했다. 2018년에도 상위 스플릿에 포함되기 위한 각축전이 예상된다. 사진은 지난해 우승팀 전북 현대. 스포츠동아DB

전북,전 포지션 스타 포진 2관왕 목표설정
전통의 강호 서울, 전력 이탈 우려의 시선
울산, 박주호·주니오·황일수 영입 기대감
데얀·바그닝요 데려온 수원도 올핸 ‘용꿈’


축구팬들에게는 지루했던 겨울의 기다림이 이제 끝을 보이고 있다. ‘KEB하나은행 K리그1(클래식) 2018’개막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3월 1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릴 지난시즌 챔피언 전북 현대와 FA컵 최강자 울산 현대의 ‘현대가 더비’를 시작으로 연말까지 뜨거운 레이스를 펼친다. 초록 그라운드의 드라마를 앞두고 분위기가 잘 달궈졌다. K리그는 4개 클럽들이 정규리그 개막에 앞서 출격한 2018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1∼2차전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며 기분 좋은 출발을 했다. 조별리그 2라운드까지 5승1무2패로, 지난해(2승2무4패)보다 순탄한 항해를 알렸다. 1983년 출범해 이제 36번째 시즌이다. 사람으로 치자면 사회 구성원으로서 한창 자기의 책임을 다하며 열정적으로 일할 인생의 전성기다. 새 시즌의 흐름을 3회에 걸쳐 짚어본다.


최근 K리그1의 흐름은 전북 현대가 주도해왔다.

2014년을 기점으로 매 시즌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그 가운데 정규리그는 3차례(2014·2015·2017), 아시아 정상에 1차례(2016) 등극했다.

변치 않는 투자와 발전의지를 통한 선수단 성장 및 성적뿐만 아니라 구단 행정, 인프라, 홈 관중 등 사실상 모든 분야에 걸쳐 큰 폭의 발전을 이뤘다. 지금의 축구계를 ‘전북 시대’라고 표현해도 전혀 어색하지 않다.

당연히 스플릿 라운드가 시행된 이후에도 가장 좋은 성과를 올렸다.

정규 레이스 이후 상·하위리그로 구분돼 이어지는 스플릿 라운드가 돌입된 2012시즌부터 단 한 번도 빠짐없이 상위리그에 안착했다.

전북 홍정호.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전북 홍정호.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2018시즌도 전북은 ‘천하통일’을 노린다. 전 포지션에서 화려한 멤버들이 합류해 기대감을 드높였다. 아드리아노∼티아고(이상 공격), 손준호∼임선영(이상 미드필드), 홍정호(수비), 송범근(골키퍼) 등이 전북 유니폼을 입었다. 물론 전북 최강희 감독이 최우선 목표로 삼은 무대는 AFC 챔피언스리그이지만 K리그1을 허투루 마감할 생각은 없다. 국내외를 넘나들며 누구도 이뤄보지 못한 ‘더블(2관왕)’을 향해 부지런히 채찍질한다.

포항 스틸러스가 황선홍 감독 체제로 꾸려진 2013년, K리그와 FA컵 동시우승을 일군 바 있으나 아시아 클럽 최강 반열까지 동시에 오른 적은 없다.

FC서울은 전북과 유이하게 6시즌 동안 상위리그를 소화한 팀이다. 그 기간 2차례 우승을 경험했다. 2012년과 2016년이다. 다만 2년 전에는 전북이 승점 9를 감점당하면서 얻은 타이틀이라 큰 의미를 부여하기는 어렵다. 당시 2위로 레이스를 마친 전북과 서울은 승점이 같았다.

그러나 서울의 올 시즌은 크게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 스플릿 라운드 도입 이래로 유일한 ‘더블’을 경험한 황 감독이 이끄는 서울은 겨울 선수이적시장을 조용하게 보냈다. 적어도 이름값에서는 보강보다 이탈이 많았다. 누군가는 해야 할 선수단 개편이지만 너무 급격한 변화가 아니냐는 우려의 시선이 분명 존재한다.

역대 5차례 상위리그에 오른 울산 현대와 수원 삼성은 전북의 가장 강력한 대항마로 손꼽힌다. 울산은 2015년, 수원은 2016년 상위리그에 진입하지 못해 망신을 샀지만 새 시즌을 향한 기대는 전북 못지않다.

울산 박주호(왼쪽).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울산 박주호(왼쪽).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역시 상당한 폭의 보강을 진행한 때문이다. 울산은 전 국가대표팀 다용도 수비수 박주호를 데려와 베테랑 수비라인을 구축한데 이어 검증된 브라질 골게터 주니오와 황일수를 영입해 김도훈 감독을 흡족하게 했다.

수원도 모처럼 따스한 겨울나기를 했다. ‘오랜 라이벌’ 서울과 결별한 공격수 데얀을 비롯, 임상협∼이기제∼바그닝요 등을 데려왔다. 모기업의 철저한 무관심 속에 점차 줄어드는 살림살이에 울상만 짓던 서정원 감독은 적어도 스타팅 라인업의 고민을 덜었다. “부상 등 돌발 상황만 피하면 플랜A 걱정은 당분간 없을 것”이라는 게 그의 기대다. 각각 5차례, 4차례 상위리그 경험을 지닌 제주 유나이티드와 포항도 나름의 뚜렷한 목표가 있으나 경쟁 클럽들의 저돌적인 행보에 비해 만족스럽지 않은 겨울을 보냈다.

수원 데얀. 스포츠동아DB

수원 데얀. 스포츠동아DB


야구는 세이버메트릭스와 머니볼의 등장으로 선수의 몸값=팀성적이 아닌 가능성도 어느 정도 열어놓지만 축구는 다르다. 축구는 골문 앞에서 누가 더 정확하게 찬스를 놓치지 않고 골을 넣느냐의 경기인데 이 대목에서 특급 선수와 평범한 선수의 차이는 몸값이다. 여기에 상대보다 탄탄한 스쿼드를 갖추면 더욱 이변의 확률은 줄어든다. 그래서 축구는 투자가 팀 성적을 결정하는 진정한 의미의 머니볼이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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