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C 최준석. 사진제공|NC 다이노스
NC 최준석(35)의 2018년 연봉은 5500만원이다. 지난해까지 몸 담았던 롯데에서 프리에이전트(FA) 선언을 한 뒤 어디도 받아주는 팀이 없어 강제은퇴 위기에 몰렸을 때, 두산 시절 은사인 NC 김경문 감독이 구원의 손길을 내밀었다. 5500만원은 ‘백의종군’을 뜻하는 상징적 액수다.
최준석은 3월 29일 마산 한화전 대타 3점홈런을 터뜨렸다. 이후 친정 롯데전에서도 31일 멀티히트로 2타점을 올렸다. 이어 1일에도 6회 1타점 2루타를 기록했다. 이것만으로 연봉값을 다했다고 볼 수 있다. 김 감독은 “이렇게 잘 치는 타자를 안 낼 수 없다”는 말로 선발출장 기회를 늘려주고 있다.
그러나 NC 김 감독은 “처음 (NC에) 입단했을 때, 기사가 그리 많이 나올 줄 몰랐다. 그것만으로도 연봉값은 다했다”고 웃었다. 계약 후 최준석은 바로 NC 미국캠프에 합류했다. 김 감독은 “살을 많이 뺐더라. 그러나 훈련이 안 돼 있었다”고 떠올렸다. 선수생활의 기로에 서서 머릿속이 어지러운 상황에서 훈련이 됐을 리 없었다.
그러나 최준석은 베테랑임에도 김 감독이 지시하는 훈련을 군말 없이 다했다. 나중엔 배팅을 너무 많이 하다보니 하체의 아킬레스건이 견디지 못했다. 그럼에도 끝까지 따라갔다. 이대로 끝낼 수 없다는 자존심과 김 감독에게 보은해야 한다는 마음이 최준석을 견디게 했다.
김 감독은 “아직 타석에 서면 위압감을 주는 타자다. 또 노림수가 있다”고 평가했다. 기동력에서의 약점이 뚜렷해도, 타격능력에서의 장점 역시 아직 살아있는 타자라는 뜻이다.
김 감독은 “롯데 구단이 지역 라이벌인 NC로 최준석을 무상으로 넘겨주는 것이 쉬운 판단은 아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구단의 이익에 함몰되지 않고, 선수 장래와 리그 전체를 바라본 롯데의 결단에 감사를 표시한 것이다.
사직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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