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종가치로 분석한 KBO리그 구종별 최강자는?

입력 2018-05-02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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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산체스-삼성 김대우-NC 이재학-한화 김재영-두산 후랭코프-곽빈(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사진|스포츠동아DB·스포츠코리아

리그를 대표하는 투수들은 확실한 주무기를 하나씩 보유하고 있다. 3~4개의 다양한 구종을 구사하는 투수일지라도, 승부처에서 가장 자신 있게 던질 수 있는 무기는 반드시 필요하다. 현역 시절 여러 구종을 던지며 통산 161승을 따낸 정민철 MBC스포츠+ 해설위원은 “투수에게 새 구종 추가보다 더 중요한 것은 기존의 무기를 확실히 가다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가 집계한 ‘구종가치’는 투수가 해당 구종을 던져 실점을 억제할 수 있다는 기대치를 수치화한 지표다. 이는 투수가 지닌 주무기의 위력을 판단하는 하나의 잣대다. 구종가치로 본 올 시즌 최고의 결정구는 무엇일까.


● SK 산체스의 직구

구속이 빠르고 공 끝에 힘이 있는 직구(포심패스트볼)의 가치는 엄청나다. SK 앙헬 산체스는 1일 경기 전까지 올 시즌 직구 구종가치 11.1로 이 부문 압도적 1위다. 평균구속이 150.6㎞에 달하는데다 볼 끝의 무브먼트도 좋아 상대 타자 입장에선 알고도 당한다. 0.186에 불과한 직구 피안타율이 그 위력을 설명한다. 타자가 가장 치기 좋다는 스트라이크존 가운데 높은 직구의 피안타율도 0.190(21타수 4안타)으로 2할도 채 안 된다.


● 삼성 김대우의 슬라이더

슬라이더 구종가치 1위는 삼성 언더핸드 김대우(9.3)다. 정통 잠수함 투수의 생소함에 볼 끝의 움직임도 심해 배트 중심에 맞히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김대우의 슬라이더 피안타율은 0.186에 불과하며 좌타자 상대 0.118, 득점권 0.071로 어려울 때 더욱 강해진다. 한층 향상한 몸쪽 제구를 앞세워 어려운 상황에서도 적극적으로 슬라이더를 던지고 있다는 의미다.



● NC 이재학의 체인지업

체인지업은 속도의 차이를 이용해 타이밍을 뺏는 구종이다. 직구를 던질 때와 최대한 비슷한 팔 스윙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NC 이재학은 체인지업 구종가치 5.6으로 이 부문 1위다. 그의 체인지업은 마치 포크볼을 연상케 할 정도로 변화가 심해 타자의 타이밍을 뺏기에 안성맞춤이다. 그의 체인지업 평균구속은 124㎞로 직구(138.8㎞)와 차이가 매우 이상적이라는 평가다. 체인지업 피안타율도 0.237에 불과하다.


● 한화 김재영의 포크볼

포크볼은 직구와 비슷한 궤적으로 날아가다 홈플레이트 근처에서 가라앉는 구종으로 타자의 헛스윙을 유도하기에 안성맞춤이다. 그러나 실투가 되면, 느린 직구와 다름없는 배팅볼로 전락한다는 위험성도 갖고 있다. 올 시즌 포크볼 구종가치 1위의 주인은 한화 김재영(6.0)이다. 사이드암이라는 특수성을 더한 그의 포크볼 피안타율은 0.206, 득점권에선 0.143으로 하락한다. 그는 “좌타자 상대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포크볼 그립에 변화를 준 것이 통했다”고 분석했다.


● 두산 후랭코프·곽빈의 커브

제구 잡기가 까다롭다고 소문난 커브는 수많은 훈련을 필요로 한다. 올 시즌 커브 구종가치 1~2위는 두산 세스 후랭코프(4.3)와 곽빈(4.1)이다. 후랭코프의 커브 피안타율은 0.074인데, 2스트라이크 이후에도 0.083에 불과하다. 그만큼 확실한 결정구라는 의미다. 곽빈의 커브 피안타율도 0.083에 불과하다. 두 ‘커브 장인’의 활약은 팀의 순항에도 한몫하고 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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