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체육교류 물꼬 튼 탁구

입력 2018-05-08 15:42: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사진출처|국제탁구연맹홈페이지

한반도는 남북간 평화 분위기가 무르익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국무위원장의 만남은 남북간의 갈등을 풀고 화해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이 분위기에 힘입어 남북간 스포츠 교류도 급물살을 타고 있다. 가장 적극적인 종목은 탁구다. 남·북 여자탁구대표팀은 지난 3일(한국시간) 스웨덴 할름스타드에서 열린 2018 세계탁구선수권대회 단체전에서 단일팀을 꾸렸다. 비록 준결승에서 일본에 0-3으로 완패하면서 단일팀 체제는 이틀 만에 끝이 났지만, 남북 정상 회담 이후 남북간 스포츠교류의 물꼬를 텄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었다.

국제탁구연맹(ITTF)은 8일 홈페이지를 통해 북한이 6월 13일부터 17일까지 평양에서 열리는 2018 ITTF 챌린지 평양오픈에 국제 심판의 참가를 요청하는 초청장을 보냈다고 밝혔다.

한국은 ITTF 챌린지 평양오픈을 비롯해 그동안 북한에서 열린 탁구 대회에는 한번도 참가하지 않았다. 북한이 초청장을 보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남북간 화해 분위기가 무르익은 만큼 올해는 참가를 기대하고 있다. 대한탁구협회는 이미 ITTF측에 평양오픈 출전 참가의향을 밝힌 상태다. 한국이 평양오픈에 참가하기 위해서는 북한탁구협회로부터 초청장을 받아야 하며, 이후 정부의 북한 방문 승인 절차를 거쳐야 한다.

7월에는 대전에서 코리아오픈이 예정되어 있다. 대한탁구협회는 코리아오픈에 북한대표팀을 초청한다는 계획이다.

그렇다면 여러 종목들 중에서 왜 탁구가 단일팀 등에 있어 가장 적극적일까. 탁구는 이미 1991년 일본 지바에서 열린 탁구세계선수권대회에서 남북 단일팀이 구성된 바 있다. 당시 여자단일팀은 단체전에서 세계최강 중국을 꺾고 정상에 올라 국민들에게 큰 감동을 안겼다.

그동안은 남북간의 냉전 분위기로 인해 단일팀을 구성하지 못했지만 남·북 모두 그 때의 감동을 여전히 간직하고 있었기 때문에 다시 손을 잡는 일이 어렵지 않았다. 뜻이 쉽게 모아져 이번 세계선수권 대회 도중 전격적으로 단일팀이 구성될 정도로 서로를 원했다. 협회관계자, 코칭스태프 뿐 아니라 선수들까지도 일제히 단일팀 구성에 찬성했다.

평양오픈 참가가 확정된 상황이 아니어서 단일팀 구성은 추후 논의될 예정이지만, 이번 세계선수권의 사례를 봤을 때 남북이 다시 뭉치는 일은 어렵지 않아 보인다. 대한탁구협회의 계획대로 코리아오픈에 북한의 참가까지 이어진다면 단일팀 구성 여부를 떠나 남북 탁구는 5월부터 7월까지 매달 교류를 하게 된다. 이는 자연스럽게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단일팀 구성으로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