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브레이크] 베이징키드, ‘아프니까 청춘이다’

입력 2018-05-09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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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봄 KBO리그의 최대 화두는 ‘베이징 키즈’의 등장이었다. KT 강백호를 비롯해 신인이라고는 믿기 힘든 경기력을 펼쳤던 이들은 그러나 최근 들어 각기 부진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열아홉 신예들은 성장통이라는 하나의 과정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 스포츠동아DB

돌풍을 일으켰던 베이징키드의 성장통

KT 강백호(19)는 4월 17일까지 20경기에서 타율 0.315 5홈런 장타율 0.616 OPS 1.002를 기록했다. 열아홉 고졸신인이라고 믿기 힘든 기록이었다. 현장에서는 ‘진짜가 나타났다’는 호평이 쏟아졌다. 특히 홈런 5개와 순장타율(ISO) 0.301은 리그 8위의 기록이었다. 외국인거포, 베테랑 슈퍼스타 타자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강렬한 존재감이었다.

그러나 지난달 18일부터 7일까지 강백호는 15경기에서 타율 0.196을 기록했다. 장타율은 0.235, OPS는 0.476으로 추락했다. 홈런은 단 1개도 없다. 볼넷 3개를 고르는 동안 삼진은 12개를 허용했다.

강백호의 부진은 베이징키드의 성장통을 상징한다. KBO리그의 벽은 높았다. 그러나 아픔이 있어야 더 성장할 수 있다. 앞으로 10년, 20년 한국프로야구를 이끌 재목들로 평가되는 베이징키드는 혹독한 담금질 속에 진정한 시험대를 앞두고 있다.

200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4강, 2008베이징올림픽 금메달과 함께 KBO리그는 새로운 르네상스를 만났다. 전국 방방곳곳에 수많은 리틀야구팀이 생겼고 그 때 처음야구공을 잡은 어린이들이 쑥쑥 성장해 대형유망주가 됐다. 그 1세대가 올해 프로에 데뷔했다.

롯데 한동희. 스포츠동아DB


롯데가 자랑한 거포 3루 유망주 한동희(19)는 조원우 감독의 전폭적인 지지 속 개막과 함께 스타팅멤버로 출전했다. 수비력은 아직 가다듬어야 할 부분이 많지만 조 감독은 “고졸신인으로 잘 해주고 있다”고 믿음을 보였다. 그러나 성장통은 피할 수 없었다. 최근 롯데 3루는 신본기가 주전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한동희는 백업으로 데뷔 첫 시즌 다양한 경험을 쌓고 있다. 시즌 성적은 타율 0.222(81타수 18안타), OPS 0.519다. 아직 데뷔 첫 홈런은 터트리지 못했다.

삼성 양창섭.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삼성 마운드의 새 희망으로 보였던 양창섭(19)은 오른쪽 쇄골 염증으로 휴업 중이다. 3경기 15.2이닝 동안 방어율 2.87 1승1패로 큰 기대를 모았었다. 예상치 못한 부상을 당한 양창섭은 서두르지 않고 완벽한 몸 상태를 회복하기 위해 재활 중이다. 김한수 감독역시 장기적인 시각으로 양창섭을 바라보고 있다.

두산 곽빈. 스포츠동아DB


곽빈(19)은 여러 어려움을 극복하며 두산 필승 불펜조에 안착하고 있다. 4월 30일 방어율을 3.12까지 낮췄지만 최근 4점대 초반으로 다시 올랐다. 김태형 감독은 “기대했던 것 보다 훨씬 잘 해주고 있다. 씩씩하게 자기 공을 던진다”고 믿음을 보이고 있다.

베이징 키드 유망주들이 가장 어려움을 겪는 배경에는 수준이 다른 1군 선수들의 경기력, 그리고 체력문제가 있다. KBS 이용철 해설위원은 “한 주에 6번 경기를 한다. 고등학교 때와는 차원이 다르다. 당연히 체력적인 부분, 경기감각 유지에 적응시간이 필요하다. 그러나 강백호 등 유망주들이 팀에 전폭적인 믿음 속에 꾸준히 출장기회를 보장 받고 있는 점은 앞으로 성장에 굉장히 좋은 환경이다”고 말했다. KT 김진욱 감독은 “강백호가 한 달 내내 안타를 못 쳐도 2군에 보내지 않겠다”고 말했다. 강백호는 타격 재능이 뛰어나지만 최근 스트라이크 존 안에 형성된 바깥쪽 공에 약점을 보이며 삼진 수가 급격히 늘어났다. 2군행을 걱정할 정도로 페이스가 좋지 않지만 스스로 극복할 수 있는 기회가 매일 주어지고 있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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