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4.6%가 7이닝, 소사의 이닝이팅 본능을 누가 말릴까

입력 2018-06-06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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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18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한화이글스와 LG트윈스 경기가 열렸다. 6회초 2사 2루에서 LG 선발 소사가 한화 송광민을 삼진으로 처리한 후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잠실 | 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84.6%.

LG 외국인투수 헨리 소사(33)가 올 시즌 7이닝 이상 소화한 경기의 비율이다. 7이닝 5안타(1홈런) 10삼진 2실점으로 6승(3패)째를 따낸 5일 잠실 한화전을 포함, 올 시즌 등판한 13경기 가운데 11게임에서 7이닝 이상 버텼다. 나머지 두 경기에서도 6이닝을 채웠다. 불펜의 부담을 줄여주고, 승리 확률을 높여야 하는 선발투수의 기본 덕목 이상을 해낸 것이다. 올 시즌 경기당 평균 소화이닝도 7.15이닝으로 규정이닝을 채운 투수 가운데 단연 1위다.

소사는 기본적으로 효율적인 피칭을 하는 투수다. 과거에는 힘에 의존한 투구로 일관하다 난타를 당하는 패턴이 자주 나왔지만, 지금은 다르다. 평균구속이 150㎞에 달하는 직구의 위력은 그대로다. 여기에 결정구인 스플리터와 슬라이더, 커브 등 다양한 변화구를 적절히 섞어 던지며 상대 타자를 요리한다. 올해로 7년째 KBO리그를 경험하며 타자들의 성향을 파악하고, 그에 맞게 완급조절을 하는 요령을 터득한 결과다. 그러다 보니 투구수가 급격히 불어나는 것도 미연에 방지할 수 있게 됐다. 올 시즌 소사의 경기당 평균 투구수는 100.3개, 이닝당 14.02개다. 꾸준히 7이닝 이상 소화하면서도 지치지 않는 비결이 여기에 있다. 그는 “스플리터를 적절히 활용하면서 효과를 보는 것 같다”며 “과거와 견줘 한국 타자들에 대해 많이 공부하고 배우며 성장한 것 같다”고 밝혔다.

아쉬움이 클 법한 기록도 있다. 7승 6패인 선발등판 시 팀 성적이 그것이다. 이는 무려 12차례 퀄리티스타트(QS·선발투수 6이닝 3자책점 이하)와 리그에서 가장 좋은 1.94의 평균자책점에도 불구하고 개인 승리가 6승에 불과한 것과 궤를 같이한다. 그럼에도 소사는 전혀 개의치 않는다. 마운드 위에서 책임을 다하고 후회 없이 내려오면, 이후 결과는 하늘에 맡긴다는 것이다. “야구라는 종목의 특성을 잘 알고 있지 않냐”는 것이 소사의 진심이다.

잠실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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