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자원 한가득, 180도 달라진 한화 2군의 위상

입력 2018-06-11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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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글스. 스포츠동아DB

6년 전, 2012년으로 시계를 돌려보면 한화 2군은 그야말로 방목 상태나 다름없었다. 그해 12월 서산 2군구장을 개장하며 비로소 체계적 2군 운영이 가능해졌다. 그러나 이때도 관리 측면에선 한참 부족했다. 특히 김성근 전 감독 재임 기간인 2016시즌에는 2군에 일본인 코치를 두고도 통역을 배치하지 않아 선수와 지도자가 스마트폰 번역기로 소통하는 웃지 못할 해프닝도 있었다.


그러나 이는 과거일 뿐이다. 현재 한화 2군의 분위기는 “주전급 뎁스를 강화하겠다”는 구단의 비전에 딱 맞게 흘러가고 있다. 내야수 강경학과 외야수 백창수 등 2군에서 올라온 선수들이 맹활약 중이다. 서산에서 2군 선수들과 함께하고 있는 구단 관계자는 “선수들이 서로 1군에 올라가고 싶어서 난리다. 특히 1군 선수들이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을 보며 동기부여가 커졌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구단 관계자는 “반대로 1군 선수들에게는 2군에 내려가면 안 된다는 절실함이 커졌다”고 웃었다.


이상군 감독대행 체제로 변신한 2017년 5월부터 새 얼굴들이 등장해 활력을 불어 넣다 보니 한화의 육성시스템을 보는 시선 자체가 달라진 것이다. 최계훈 감독을 비롯한 2군 코칭스태프도 1군이 최상 전력을 구축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는 생각뿐이다. 최 감독은 “1군 선수들이 주목받아야 한다”는 뼈 있는 한마디를 던졌다.


한화 윤규진. 사진제공|한화 이글스


10일 대전 SK전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4월 23일부터 48일간 2군에 머물던 윤규진이 선발등판해 7이닝 4안타(1홈런) 무4사구 6삼진 2실점의 호투로 팀의 4-3 승리에 힘을 보탰고, 강경학은 홈런 포함 4안타를 몰아치며 식지 않는 타격감을 뽐냈다. 시즌 초반 타선에 힘을 보탤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가 48일간 2군에서 시간을 보낸 백창수도 값진 홈런을 터트렸다. 2군에서 갓 올라온 선수들의 활약이 올 시즌 상대전적 2승 6패로 밀렸던 SK전 첫 위닝시리즈라는 선물을 안겨준 셈이다. 36승 27패로 하루만에 4위에서 2위로 올라서며 기쁨을 더했다. 3연전 내내 경기장을 가득 메운 만원 관중 앞에서 얻은 성과라 의미가 더 컸다.


한 감독은 “계속 2군에만 머물다 보면 나태해질 수 있는데, 새로 올라온 선수들에게 절실함이 보인다”며 “2군 코칭스태프가 멘탈(정신력) 등 관리를 잘해준 덕분이다. 힘이 되고 동기부여가 된다. 육성군과 2군 스태프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대전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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