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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글스. 스포츠동아DB
그러나 이는 과거일 뿐이다. 현재 한화 2군의 분위기는 “주전급 뎁스를 강화하겠다”는 구단의 비전에 딱 맞게 흘러가고 있다. 내야수 강경학과 외야수 백창수 등 2군에서 올라온 선수들이 맹활약 중이다. 서산에서 2군 선수들과 함께하고 있는 구단 관계자는 “선수들이 서로 1군에 올라가고 싶어서 난리다. 특히 1군 선수들이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을 보며 동기부여가 커졌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구단 관계자는 “반대로 1군 선수들에게는 2군에 내려가면 안 된다는 절실함이 커졌다”고 웃었다.
이상군 감독대행 체제로 변신한 2017년 5월부터 새 얼굴들이 등장해 활력을 불어 넣다 보니 한화의 육성시스템을 보는 시선 자체가 달라진 것이다. 최계훈 감독을 비롯한 2군 코칭스태프도 1군이 최상 전력을 구축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는 생각뿐이다. 최 감독은 “1군 선수들이 주목받아야 한다”는 뼈 있는 한마디를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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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윤규진. 사진제공|한화 이글스
10일 대전 SK전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4월 23일부터 48일간 2군에 머물던 윤규진이 선발등판해 7이닝 4안타(1홈런) 무4사구 6삼진 2실점의 호투로 팀의 4-3 승리에 힘을 보탰고, 강경학은 홈런 포함 4안타를 몰아치며 식지 않는 타격감을 뽐냈다. 시즌 초반 타선에 힘을 보탤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가 48일간 2군에서 시간을 보낸 백창수도 값진 홈런을 터트렸다. 2군에서 갓 올라온 선수들의 활약이 올 시즌 상대전적 2승 6패로 밀렸던 SK전 첫 위닝시리즈라는 선물을 안겨준 셈이다. 36승 27패로 하루만에 4위에서 2위로 올라서며 기쁨을 더했다. 3연전 내내 경기장을 가득 메운 만원 관중 앞에서 얻은 성과라 의미가 더 컸다.
한 감독은 “계속 2군에만 머물다 보면 나태해질 수 있는데, 새로 올라온 선수들에게 절실함이 보인다”며 “2군 코칭스태프가 멘탈(정신력) 등 관리를 잘해준 덕분이다. 힘이 되고 동기부여가 된다. 육성군과 2군 스태프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대전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