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윤규진. 스포츠동아DB
한화 한용덕 감독은 복귀 후 윤규진의 보직을 못 박지 않고 다양한 활용 방안을 고민했다. 계투진에 공백이 생겼을 때 그 자리를 채우는 메우는 방안도 생각했다. 윤규진이 구위를 끌어올릴 수 있도록 충분한 시간을 준 이유도 그래서다.
10일 대전 SK전. 윤규진은 완전히 달라진 모습으로 만원 관중 앞에 섰다. “많이 좋아졌다는 보고를 받았다.” 한용덕 감독의 말을 증명하는 것이 그의 과제였다. 1회 2사 1루에서 SK 제이미 로맥에게 2점홈런(KBO리그 통산 3만호)을 허용할 때만 해도 우려가 현실이 되는 듯했지만, 7이닝 동안 4안타(1홈런) 무4사구 6삼진 2실점의 호투를 펼치며 팀의 4-3 승리에 힘을 보탰다.
2회부터는 거침없는 투구를 이어갔다. 7회까지 출루 허용은 5회 정진기, 7회 이재원에게 맞은 안타 2개가 전부였다. 홈런을 허용한 1회를 포함해도 득점권 출루 허용은 단 한 차례도 없었다. 인터벌이 길었던 시즌 초반과 정반대의 빠른 템포, 예리한 포크볼, 되살아난 구위까지 모든 게 달라져 있었다. 최고구속 146㎞의 빠른 공(43개)과 포크볼(39개)을 중심으로 슬라이더(6개), 커브, 투심패스트볼(이상 2개)을 곁들여 완벽에 가까운 투구를 펼쳤다.
비록 팀이 3-2로 앞선 9회 동점이 되면서 시즌 2승에는 실패했지만, 그것이 윤규진의 호투마저 지우진 못했다. 한화는 9회 송광민의 내야 땅볼에 상대 야수선택으로 4-3 승리를 거두고 윤규진의 호투를 빛냈다. 올 시즌 상대전적 2승 6패로 밀렸던 SK를 상대로 첫 위닝시리즈를 완성한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