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전사 살찌운 브레인스토밍, 소통이 힘이다!

입력 2018-06-12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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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대표팀 선수들이 쉬면서 이야기를 하는 모습.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2018러시아월드컵을 앞둔 축구국가대표팀은 11일(한국시간) 오스트리아 레오강에서 진행된 사전훈련캠프를 모두 마쳤다. 볼리비아~세네갈과 두 차례 A매치를 통해 경기감각을 끌어올렸고 체력훈련과 세부전술까지 열심히 소화하며 조금씩 희망을 키워갔다.


여기에 치열했던 브레인스토밍도 희망요소다. 태극전사들은 틈날 때마다 머리를 맞대고 자체 미팅을 가졌다. 주제도, 방식도 아주 다양했는데 특히 훈련 내용과 실전에서의 효율적인 움직임에 대한 이야기가 많았다는 후문이다.


장소는 가리지 않았다. 선수들이 옹기종기 모여 이미지 트레이닝을 하는 장면은 곳곳에서 포착됐다. 대표팀이 전용훈련장으로 활용한 슈타인베르크 슈타디온은 물론이고 숙소 식당과 커피숍, 숙소~훈련장(경기장)을 왕복한 버스, 심지어 아침식사 전 머리를 깨우기 위해 갖는 가벼운 산책길에서도 선수들은 수시로 토론을 했다.


경기도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를 시작으로 대구~전주를 찍은 국내캠프에서도 그랬지만 최종엔트리 23명 체제로 본격적인 강화훈련을 시작한 레오강에서 미팅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 주장 기성용(29·스완지시티)의 주도로 전체 미팅을 하고나면 선수들이 패턴을 수시로 바꿔가며 2차 대화를 갖는 형태다.


중앙수비수 장현수(27·FC도쿄)는 “수비수들의 미팅이 많다. 우리뿐만 아니라 모든 포지션에서 비슷한 이야기를 나눈다”고 했고, 다용도 공격수 손흥민(26·토트넘 홋스퍼)은 “공격진부터 수비진, 미드필더가 경기를 가늠하고 복기하고, 어떻게 플레이를 할지에 대한 연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소통의 폭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또래들끼리는 물론이고 베테랑들이 후배들과 이야기꽃을 피운다. 자꾸 대화를 하다보면 알게 모르게 쌓인 오해를 풀 수 있고, 서로의 거리를 좁혀나갈 수 있기 마련이다. 그라운드에서는 서로 약속된 전술적인 움직임에도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다. 각자에게 지급된 태블릿PC로 상대국 분석영상을 본 뒤에도 삼삼오오 모여 효율적인 플레이를 논의한다.


노하우 공유도 빼놓을 수 없다. 현재 대표팀에는 월드컵을 경험한 선수들이 많지 않다. 꼭 출전 횟수를 구분하지 않더라도 최종엔트리 승선자 가운데 8명에 불과하다. 소집 직전 부상으로 많은 베테랑들이 전열을 이탈한 여파다.


4년에 한 번씩 지구촌을 들썩이는 월드컵은 평범한 A매치가 아닌 터라 심리적인 부분까지 단단하게 준비해야 한다. 월드컵 그라운드에 도열해 애국가가 울려 퍼질 때 몸이 사시나무처럼 떨리고, 오금이 저리는 느낌을 받았다는 축구인들이 많다.


태극전사들의 정신무장을 돕기 위해 코칭스태프도 동참했다. 김남일(42) 코치와 차두리(38) 코치는 “러시아로 향하고, 조별리그 F조 첫 경기(18일 스웨덴전)에 임할 때 심리적인 영향이 크게 작용할 수 있다. 선수 시절 경험하고 느낀 부분들을 전달해줘야 할 것 같다. 홀로 부담을 갖지 말고, 모두와 나누면 좀더 편안히 경기를 치를 수 있다”고 조언했다.


레오강(오스트리아)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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