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브리검이 ‘역대급’ 불운에 대처하는 자세

입력 2018-06-13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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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브리검이 ‘역대급’ 불운에 대처하는 자세

넥센 히어로즈 외국인투수 제이크 브리검(30)은 팀 선발진의 핵심이다. 최고구속 150㎞의 빠른 공과 슬라이더, 커브, 투심패스트볼(투심) 등의 다양한 구종을 지닌 데다 꾸준히 긴 이닝을 소화하며 계투진의 부담을 줄여주고 있다. ‘안정감’이라는 측면에선 KBO리그 투수 가운데 상위권으로 분류할 만하다.

그러나 브리검을 따라다니는 꼬리표가 하나 있다. ‘불운의 아이콘’이 그것이다. 단순히 한두 경기 승리를 놓치는 정도가 아닌, 소위 ‘역대급’ 불운이다. 12일까지 올 시즌 성적은 13경기에서 1완투 포함 2승 5패, 평균자책점 3.66(83.2이닝 34자책점)으로 준수하지만, 무려 9차례 퀄리티스타트(선발투수 6이닝 3자책점 이하)를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승운이 따르지 않는다. 13경기 중 10게임에서 6이닝 이상 투구하는 등 경기당 평균 6.44이닝의 수준급 이닝 소화능력을 뽐낸 점을 고려하면, 그에 상응하는 걸맞은 올리지 못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동료들의 도움도 받지 못했다. 브리검은 타선의 득점지원을 3.66점밖에 받지 못했다. 매 경기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한다고 해도 승리를 보장하기 어려운 조건이다. 게다가 승리 요건을 갖추고도 불펜진이 이를 날린 게임도 3게임이다. QS를 기록한 경기에서 4패를 당한데다, 선발등판 시 팀 성적도 4승 9패로 좋지 않아 마음고생이 심할 터. 8차례 QS로 9승을 챙긴 세스 후랭코프(두산)와 극명하게 비교되는 대목이다. 2004시즌 무려 20차례 QS에 평균자책점 3.59를 기록하고도 7승(16패)에 그친 메이저리그(ML) 왕년의 에이스 브랜든 웹(당시 애리조나)을 떠올리게 할 정도다.

넥센 장정석 감독도 “브리검이 승운이 너무 없다”고 안타까워할 정도다.

그러나 브리검은 이를 그저 덤덤하게 받아들일 뿐이다. “나보다는 팀 승리가 더 중요하다. 야구는 혼자만 잘해서 되는 스포츠가 아니다. 승운이 없지만,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고 마음을 다잡는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흔들리지 않는 벤치의 믿음이다. “감독 입장에선 지켜보고 있으면 편안한 투수”라는 장 감독의 말이 그 증거다. 계속된 불운이 브리검의 기량까지 지울 수는 없다는 의미다.

고척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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