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장현의 러시아 리포트] 태극전사들은 어떻게 지낼까? 월드컵 24시 엿보기

입력 2018-06-19 05:3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막판 훈련중인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2018러시아월드컵에 도전한 축구국가대표팀은 지난달 21일부터 긴 합숙을 이어가고 있다. 국내 합숙을 거쳐 오스트리아 레오강에서 사전 캠프를 차렸고, 12일(한국시간) 러시아에 입성했다. 베이스캠프지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나흘을 보냈고, 마침내 18일 니즈니노브고로드에서 스웨덴과 조별리그 1차전을 치렀다.


● 짧은 이동 스케줄


상트페테르부르크와 니즈니노브고로드와는 1140km 정도 떨어져 있어 1시간 30분의 비행이 필요했다. 숙소의 입지조건도 나쁘지 않다. 공항까지는 20㎞, 경기장은 7㎞에 불과하다. 4년 전 브라질대회에서는 1차전 장소인 아마존 남부도시 쿠이아바에 경기 사흘 전에 이동해 두 번 풀 트레이닝을 갖고 결전에 임했다면 이번에는 경기 이틀 전을 이동일로 잡았다. 한 번의 공식훈련이면 충분히 경기장 환경에 적응할 수 있다고 대표팀 신태용(48) 감독은 판단했다. 선수들은 꾸준히 그래왔듯이 러시아에서도 1인 1실을 사용한다. 따라서 방장·방졸의 역할 구분이 없다. 대표팀은 사전훈련캠프 역시 개인별로 방이 주어졌다.


● 단순한 일상


태극전사들의 생활은 지극히 단순하다. 오후 훈련이 있으면 오전 7시 무렵 기상해 아침식사를 한다. 미팅 혹은 영상분석 등이 없다면 다시 휴식을 취하고 정오 점심식사를 한 뒤에 훈련을 한다. 다만 월드컵에서는 전세기를 이용한 도시 이동이라는 특수 스케줄이 부여되기 때문에 이 경우, 오전에 주로 훈련을 하고 주요 지역으로 움직이는 패턴을 취한다.


니즈니노브고로드에서 대표팀은 16일 오전 훈련을 하고 이동해 17일 공식 기자회견과 풀 트레이닝을 마쳤다. 경기 당일인 18일에는 스웨덴전 후 곧바로 상트페테르부르크로 되돌아가는 스케줄을 잡았다. 멕시코와 2차전(24일·로스토프나도누)도 이번과 동일한 일정인데, 독일과 3차전(27일·카잔)은 2~3차전 간격이 빡빡한 탓에 경기 하루 전 아침에 이동해 공식훈련을 하고 다음날 경기를 펼칠 예정이다.


그러나 일과 자체는 그리 복잡하지 않다. 신 감독은 “휴식도 훈련의 일부”라며 공식 스케줄이 아닌 이상, 사생활을 보장한다. 어떤 일을 하든 개인 의사에 맡긴다. 훈련 외 시간에는 산책을 하거나 노트북과 태블릿PC로 상대국 영상을 보며 공부한다. 미리 다운 받은 드라마나 다른 나라 월드컵 경기를 시청하기도 한다.


스트레칭 중인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손흥민.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 만점 영양섭취


대표팀은 두 명의 조리사가 동행하고 있다. 아침식사는 호텔 뷔페식이지만 점심식사부터는 한식이 등장한다. 김치와 멸치볶음, 장조림, 젓갈 등 밑반찬 5~6가지가 꾸준히 제공되고 배추국과 감자국 등 가벼운 국물 음식이 점심 메뉴로 나온다. 저녁은 좀더 무거운 찌개(전골)류. 경기 당일의 식단은 평소와 다르다. 경기 시점에 따라 식사시간도 조정된다. 스웨덴전은 오후 3시(현지시간) 킥오프로, 아침식사는 오전 7시에 진행하고 점심식사를 오전 11시 30분부터 했다. 음식물이 소화되는 시간까지 계산됐다. 선수들은 경기일이 되면 샐러드와 국수, 과일 위주로 아침식사를 하고 점심은 가벼운 국으로 몸을 살며시 깨운다.


훈련 및 경기 전후로 바나나와 에너지 바(초콜릿 포함)를 간식 삼아 먹기도 하는데 보약을 섭취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도핑 우려로 영양제를 복용할 때는 의무 팀의 허락을 먼저 받아야 한다.


니즈니노브고로드(러시아)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