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장현의 여기는 러시아] 대세가 된 ‘원샷 원킬’ 역습 축구, 이변 속출하는 러시아 WC

입력 2018-06-19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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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별리그 F조 1차전에서 멕시코에게 진 독일 축구대표팀 토니 크로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우승후보로 꼽혔던 강팀들이 진땀을 빼고 있다.


‘디펜딩 챔피언’ 독일은 18일(한국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루즈니키스타디움에서 열린 조별리그 F조 1차전에서 멕시코에 0-1로 덜미를 잡혔다. 2014브라질월드컵에서 강력한 모습을 보여준 독일이 첫 경기에서 멕시코를 상대로 한골도 뽑지 못하고 패하자 독일 팬들은 충격에 휩싸였다.


● 조별리그 1차전에서 ‘쩔쩔매는 우승후보들’


조별리그 1차전이 치러지고 있는 현재 독일을 비롯해 우승후보로 꼽혔던 강팀들이 좀처럼 승리를 가져가지 못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독일이 무너진 날, ‘영원한 우승후보’ E조의 브라질 역시 스위스(1-1 무승부)를 맞아 승리를 챙기지 못했다. 이에 앞서 D조 1위 후보인 아르헨티나는 두 세수 아래 전력인 아이슬란드를 맞아 1-1로 비긴 채 승점 1을 확보하는 데에 그쳤다. 독일, 아르헨티나, 브라질 등 언제든지 월드컵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릴 수 있는 전력을 갖춘 세 팀이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나란히 승리를 챙기지 못한 것은 월드컵 역사상 처음있는 일이다. 이뿐 아니라 독일과 함께 우승전력으로 평가받고 있는 스페인(B조)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에 의해 수비가 무너지면서 3골을 넣고도 포르투갈과 3-3으로 무승부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조별리그 F조 1차전 독일과 멕시코의 경기 모습.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 점유율 축구 위협하는 ‘원샷원킬’ 역습축구


몇 년 전 까지만 해도 세계 축구의 대세는 ‘점유율 축구’였다. 이론상으로 높은 볼 점유율을 가져가는 것이 유리하지만, 상대적으로 전력이 떨어지는 팀들은 점유율 축구를 하는 것 자체가 무리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40~50위권 팀이 10위권 내의 팀을 상대로 높은 점유율을 가져갈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이번 월드컵에서 우승후보들을 괴롭히며 연이어 ‘언도독의 반란’을 일으키고 있는 팀들은 철저하게 역습 축구를 추구하고 있다. 수비에 치중하다 상대의 패스미스를 놓치지 않고 볼을 빼앗아 빠른 공격 전환을 이끌어 내는 방식이다. 4년 전 브라질대회 때는 루이스 판 할 감독이 이끈 네덜란드가 ‘역습 축구’에 특화된 전술을 준비해 4강(3위)에 오르는 성과를 거둔 바 있다.


독일을 상대로 승리를 거둔 멕시코 역시 역습 축구를 통해 승리를 거둔 사례다. 멕시코는 미드필더 진영이 강한 독일을 상대하기 위해 2선 압박에 집중했고, 상대 패스미스를 역습 찬스로 연결했다. 전반 35분 이르빙 로사노(에인트호벤)의 결승골도 역습에서 비롯된 득점이었다. 선제골을 터뜨린 이후 멕시코는 경기 막바지까지 상대 공세에 시달리는 와중에도 2~3차례에 걸쳐 역습에 이은 위협적인 공격을 펼쳐 독일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역습축구가 하루아침에 나오는 것은 아니다. 상대팀 선수를 특정 위치로 몰아넣은 뒤 실수를 유발시킬 수 있는 수비 조직력, 빠른 공격 전환을 위한 정확한 패스와 공격수들의 침투, 여기에 몇 번 없는 찬스를 골로 연결시킬 수 있는 결정력이 훈련을 통해 준비 돼 있어야 한다. 강팀 잡는 ‘원샷원킬’ 역습축구가 러시아 월드컵 초반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


니즈니노브고로드(러시아)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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