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키나와리그 그 이후’ 외국인선수 중간평가

입력 2018-06-22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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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제라드 호잉. 스포츠동아DB

시곗바늘을 3월로 돌려보자. 영향력을 갖고 있는 상당수 야구인은 이 무렵, 일본 오키나와를 들른다. 미국 서부, 일본 미야자키에도 캠프를 차리는 팀들이 있겠지만 절대다수 KBO팀들은 오키나와에 몰린다. 팀이 많은 만큼 평가전을 치르기 용이하기 때문이다.


사람이 들어차니, 정보의 유통도 빠르다. 이때 오키나와를 취재하면 KBO리그 판도, 뉴 페이스의 활약 여부를 가늠할 수 있다. 그러나 예측과 실상은 얼마든지 다를 수 있다.


● 최고의 반전은 한화 호잉


한화 제라드 호잉(29)은 외국인타자 중 최고의 타율을 찍고 있다. 장타력, 출루능력, 도루와 수비까지 5툴 플레이어의 미덕을 두루 갖추고 있다. 당초 꼴찌후보로 꼽힌 한화의 유쾌한 반란에는 호잉의 지분이 크다. 그러나 오키나와리그에서 “한화가 큰일 난 것 같다”는 말을 듣기란 어렵지 않았다. “새 외국인타자 호잉의 타구가 외야로 뻗어가질 못한다”는 전언이었다. 타구가 내야를 넘기지 못하는 외국인타자는 곧 위압감이 없다는 뜻이다. 이 시점에서는 한화도 호잉이 잘할 것이라고 선뜻 반론을 제기하지 못할 정도로 은근히 심각하게 봤다. 그러나 호잉에게 오키나와리그는 ‘적응기’였다. 투수 중에선 LG 타일러 윌슨(29)이 기대치를 뛰어넘었다. 당시 특별한 임팩트가 없어보였지만 막상 시즌에 들어가자 LG의 이닝이터로서 기능하고 있다.


SK 산체스-롯데 듀브론트(오른쪽). 스포츠동아DB


● 산체스와 듀브론트의 교차하는 희비


오키나와리그에서 가장 많이 거론됐던 투수는 SK 앙헬 산체스(29)와 롯데 펠릭스 듀브론트(31)였다. KBO리그 수준을 넘어선 투수들이라는 극찬이 뒤따랐다. 실제 산체스는 4월까지 언히터블이었다. 그러나 5월 이후 산체스는 평균자책점 4점대 중반의 평범한 투수가 됐다. 6승 3패 평균자책점 3.46이지만 갈수록 페이스가 떨어지는 것이 걸린다. 그만큼 SK 성적도 하락세다. 롯데 좌완 듀브론트는 4월까지 6경기에서 4패 평균자책점 7.53이었다. 오키나와에서 전문가들이 가장 잘못 짚은 케이스 같았다. 그러나 5월부터 9경기에서 5승 평균자책점 2.45로 다른 투수가 됐다. 산체스와 듀브론트의 전세 역전은 SK, 롯데의 명운과 직결되는 사안이다.


단 이렇게 주목도가 높은 선수를 제외하면, 현장 전문가들의 예상이 거의 맞아떨어진 사례가 많다. 이를테면 삼성 외국인투수 두 명과 LG 외국인타자 아도니스 가르시아에 관한 비관론은 적중했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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