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장현의 여기는 러시아] ‘독일이 주목한 황소’ 황희찬, 전차군단을 흔들자!

입력 2018-06-26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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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축구대표팀 황희찬.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2018러시아월드컵에 도전 중인 한국 대표팀 황희찬(22·잘츠부르크)은 독일 분데스리가 주요 명문 클럽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2014년 잘츠부르크와 4년 반 계약을 체결한 그는 오스트리아 분데스리가에서 활약하며 맹위를 떨쳐왔다. 특히 2017~2018시즌 13골(리그 5골·컵 대회 3골·유럽 대항전 5골)을 몰아치며 유럽 빅 리그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생애 첫 월드컵이 한 단계 도약하는 발판이 될 것이라는 데 누구도 이견을 달지 않았다. 다른 클럽들의 관심을 뿌리치고 잘츠부르크로 향한 배경에도 조금은 수준이 낮은 레벨에서 실력을 확인한 뒤 다음 스텝을 밟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매 시즌 꾸준하게 성장한 ‘황소’는 태극전사들 가운데 가장 뜨거운 존재다. 월드컵 개막 전부터 수많은 유럽 명문 팀들이 황희찬의 영입에 관심을 보였다. 잘츠부르크가 이번 시즌이 종료된 이후 “황희찬을 계속 보유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공식적으로 인정할 정도였다.


하마평에 오른 클럽들의 면면도 대단하다.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볼프스부르크~함부르크SV~하노버96~바이엘 레버쿠젠~헤르타 베를린(이상 독일) 등이 있다. 특히 아주 오랜 시간 바이에른 뮌헨과 뜨거운 경쟁을 벌여온 도르트문트는 가장 구체적인 몸값(1500만 유로·약 190억원)을 책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 스카이스포츠도 월드컵 개막을 앞두고 ‘러시아에서 주목할 신성’으로 황희찬을 꼽아 눈길을 끌기도 했다. 그렇다고 독일에만 관심의 범위가 국한된 것은 아니다. 대표팀 선배 손흥민(26)이 몸담고 있는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홋스퍼, 그리고 레스터시티 등도 황희찬 측에 직·간접적인 러브 콜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황희찬.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다만 약간의 아쉬움이 남는다. 아직 월드컵에서 모든 진가를 보여주지 못했다. 18일(한국시간) 스웨덴과의 조별리그 F조 1차전(0-1 패)과 24일 멕시코와의 2차전(1-2 패)까지 아직 공격 포인트를 올리지 못했다.


월드컵 득점은 전 세계 모든 공격수들의 꿈이자 빅 리그 진출을 향한 마지막 인증절차로 볼 수 있다. 측면 윙 포워드와 최전방을 전부 커버할 수 있는 ‘만능 카드’ 황희찬에게 생애 첫 월드컵 여정은 27일 카잔 아레나에서 열릴 독일과 조별리그 3차전이 어쩌면 마지막일 수도 있다.


물론 희박한 ‘경우의 수’에 의거한 16강 진출 가능성이 남아있기는 하나 독일을 제압하지 못하면 2010년 남아공대회 이후 사상 두 번째 원정 월드컵 16강 진출의 모든 꿈이 수포로 돌아가게 된다. 저돌적인 돌파와 탁월한 스프린트 실력, 많은 활동량을 바탕으로 황희찬은 독일전에 모든 걸 쏟아낼 참이다.


황희찬은 1·2차전이 끝난 뒤 “죄송하다”는 말만 반복했다. 왈칵 샘솟는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더 이상 울고 싶지 않고, 미안하고 싶지도 않다. 독일전을 주목하는 독일과 유럽 스카우트 앞에서 주먹을 불끈 쥐는 순간을 그는 묵묵히 기다리고 있다.


카잔(러시아)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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