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스타 in 러시아] 포르스베리의 스웨덴, 어디까지 진군할까

입력 2018-07-04 14:3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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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축구대표팀 에밀 포르스베리.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2018러시아월드컵 출전국 중 최강의 수비축구를 꼽으라면 주저할 게 없다. 스웨덴이다. 최고의 방패축구다. 상대는 스웨덴의 전술을 뻔히 알고도 뚫지 못한다. 오래 전부터 호흡을 맞춘 4-4-2 전술의 완성도는 혀를 내두를 정도다. 스타 선수가 없지만 굳건하게 버틸 수 있는 힘이다. 그에 반해 공격력은 다소 아쉽다. 멕시코와의 조별리그 3차전에서 3골을 터뜨리긴 했지만 수비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한 건 사실이다.

3일(한국시간) 상트페테르부르크스타디움에서 열린 스위스와의 16강전도 수비축구의 승리였다. 스웨덴은 90분간 상대에게 빈틈을 허용하지 않는 철벽 방어벽을 구축했다. 그런 가운데 행운의 골이 터졌다. 결승골의 주인공은 에밀 포르스베리(27· 라이프치히)다. 조별리그 매 경기 주목할 선수로 꼽혔지만 단 한골도 터뜨리지 못했던 그가 8강행의 고비에서 천금같은 한방을 터뜨리며 1-0 승리를 이끌었다.

포르스베리는 후반 21분 상대 페널티박스 부근에서 동료와 패스를 주고받은 뒤 아크 가운데에서 오른발 슛을 날렸고, 낮게 깔린 공은 상대 수비수를 맞고 굴절되면서 골문으로 빨려 들어갔다. 그는 손가락으로 하트를 그리는 세리머니로 자신의 월드컵 첫 골을 자축했다. 포르스베리는 후반 35분 코너킥 상황에선 상대의 헤더를 골대 바로 앞에서 몸으로 막아내는 수비력을 보이기도 했다. 공격과 수비에서 만점 활약을 보인 그는 경기 최우수선수(MOM)에 선정됐다. 이날 승리로 스웨덴은 1994년 이후 24년 만에 8강에 올랐고, 7일 잉글랜드와 준결승 진출을 다툰다.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축구선수 출신인 포르스베리는 2009년 스웨덴 순스발에서 프로 무대에 데뷔했다. 2014년 스웨덴 말뫼의 우승을 이끈 뒤 독일 라이프치히로 이적했고, 2016~2017시즌 분데스리가에서 도움 19개를 기록했다. 월드컵 유럽지역 예선 전 경기에 출전해 4골·2도움으로 본선 진출을 이끌었다.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가 빠진 스웨덴의 실질적인 에이스였다. 1차전 한국과의 경기에서도 경계대상 1호였다.

하지만 조별리그에서 풀타임을 뛰고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경기력이 부족해 보인 가운데 골도 없었다. 그런 포르스베리가 16강전에서 달라졌다. 팀의 역습을 주도하며 진가를 발휘했다. 정상 컨디션을 회복하면서 앞으로 더 큰 활약이 기대된다. 야네 안데르손 감독은 “우리는 매우 좋은 팀이고, 이미 큰 성공을 거뒀다는 사실도 잘 알고 있다. 지금까지 거둔 성공에 매우 행복하지만, 다음 경기 일정에 대비해야 한다. 우리는 아직 만족하지 못한다. 다음 경기도 이기고 싶다”며 의욕을 보였다. 포르스베리가 이끄는 스웨덴의 상승세가 어디까지 이어질 지 관심을 모은다.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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