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커토픽] 월드컵에 발 맞춰가는 K리그의 비디오판독 시스템 VAR

입력 2018-07-12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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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가 팬들의 혼란을 줄이기 위해 VAR에 변화를 가미한다. 올 시즌 후반기부터는 ‘VAR 판독중’이라는 문구에 더해 좀더 정확한 판독 상황을 추가하기로 결정했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K리그는 발 빠르게 비디오판독 시스템(VAR)을 도입한 프로리그 중 하나다. 그만큼 변화에도 상당히 빠르게 대처하고 있다. 팬과 미디어의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명확한 설명을 곁들이기로 했다. 사상 처음으로 VAR을 시행한 2018러시아월드컵 흐름에 최대한 맞춰가기 위함이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월드컵 휴식기인 지난달 11일부터 12일까지 이틀간 각 구단 감독·심판들을 대상으로 워크숍을 진행했다. K리그 경기력 향상과 APT(실제경기시간) 증대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한 이 자리에서 향후 VAR 운영방식도 공유됐다.


● 친절한 K리그


지난해부터 올 시즌 전반기까지 VAR이 진행되면 경기장 전광판에는 ‘VAR 판독중’이라는 문구만 띄웠다. 이는 VAR 도입을 결정한 국제축구평의회(IFAB) 지침에 따른 것이다.


그러나 불만의 목소리가 끊이질 않았다. 왜 VAR을 진행하는지, 정확한 상황은 무엇인지 등을 제대로 알 수 없다는 지적이었다. 프로연맹은 월드컵 개막을 기다렸다. 세계의 동향을 파악하기 위해선 월드컵만한 무대가 없었다. 프로연맹 실무진은 각 구단 사장·단장들과 함께 러시아를 찾아 국제축구연맹(FIFA)의 VAR 운영을 직접 살폈다.


여기서 확인한 내용을 토대로 최소 4가지 판독 상황(페널티킥·득점·퇴장·신원 오인)을 안내하는 23가지 이미지를 기존의 ‘VAR 판독중’이라는 문구 하단에 삽입하기로 결정했다. 일단 주심이 VAR을 알리고 필드 리뷰를 시작하면 기본 이미지가 노출되고, 최종 판단을 내리면 마지막 판정과 사유를 동시에 띄우는 형태다.


당초 K리그는 단순한 문구 이미지뿐 아니라 관련 경기영상도 전광판 스크린을 통해 공개하는 방안도 모색했으나 일부 경기장들의 시설이 낙후돼 동일한 기준을 적용할 수 없다는 판단이 섰다. 프로연맹 관계자는 “팬과 언론은 물론, 코칭스태프에게도 대기심이 VAR을 비롯한 판정 상황에 대해 상세히 설명해줄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 경기지연 최소화


심판들은 한층 엄격해진다. 볼 경합과 관계없는 상황에서 상대의 안면, 목을 가격하면 기존에는 경고조치를 했지만 이제는 레드카드를 받는다. 볼 경합 과정에서도 발바닥이 상대의 신체로 향하는 의도가 명백하면 퇴장 당한다. 경기지연 행위도 가차 없다. 부상을 가장한 시뮬레이션 액션도, 교체지연도, 프리킥 방해 및 골킥 지연 모두 옐로카드 대상이다.


심판의 경기운영도 훨씬 빨라진다. 위험 지역이 아니면 프리킥 위치가 정확하지 않더라도 신속히 재개하며 파울 장면 이후 경기가 재개됐을 때 경고 선수를 카드에 기입하기 위해 시간을 끌지 않는다. 특히 모호한 상황에서 경기재개는 어드밴티지를 부여한다.


다만, VAR을 요구하는 행위에 대한 해석은 의견이 엇갈린다. 선수나 벤치가 특정 상황에서 주심에게 손짓으로 VAR 시행을 촉구할 때 과하면 경고가 주어지지만 강도가 약하면 용인할 수 있도록 했는데, ‘과함’의 기준이 모호한 것은 사실이다. 실제로 월드컵에서도 똑같이 VAR 제스처를 취했음에도 적용되는 경우는 제각각이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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